농인 상대로 '10억 곗돈' 가로챈 사기범, 1심 징역 3년6월…법정 구속
"자신도 청각장애인이면서 사회적 능력 취약성 악용해 유인"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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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윤하 김종훈 기자 = 자신과 같은 농인을 상대로 약 10억 원을 편취한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4단독(판사 김길호)는 13일 오전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 모 씨(46)에게 징역 3년 6개월과 몰수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최 씨를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계가 조직된 지 두 달 만에 당첨금이 부족했고, 계를 유지하기 위해 당첨금을 3배에서 2배로 낮추고 가입금을 상향했다"며 "피고인은 종전에 다단계 사업에 종사한 경험이 있고, 피고인이 피해자 계원들을 기망해 가입금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자신도 청각장애인이면서 누구보다 청각장애인의 사회적 특성, 지적 능력의 취약성을 알면서 악용해 2~3배 당첨금으로 현혹해 유인했다"며 "피해자가 호소하는 경제적 어려움을 감안하면 피해 금액에 그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믿음을 져버리고 경제적 기반을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만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며 "그리고 61명의 피해자와 합의해 같은 범죄 처벌 전력이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씨는 2020년 2월부터 같은 해 5월까지 농인 모임에서 가입금의 3배를 곗돈으로 지급하겠다며 계원을 모집했다.
그러다 자금이 부족해지자 가입비를 1000만 원으로 하는 '천계'를 조직했고, 돌려막기 방식으로 총 5회에 걸쳐 장애인 172명에게서 10억885만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2일 최 씨에게 징역 5년과 몰수를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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