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탁구 외길' 서효원의 눈물…"돌아가신 아버지도 이젠 쉬라고 하실 것"
세계탁구선수권 단식 32강전 끝으로 국가대표 마무리
"모든 고통 잊게 할 만큼 탁구가 좋아…은퇴 후에도 관련 일 할 것"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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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뉴스1) 안영준 기자 = 탁구국가대표 서효원은 30년 탁구 인생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렸다고 했다.
서효원은 2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카타르대학교 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린 2025 세계탁구선수권 여자 단식 32강전에서 레아 라코박(크로아티아)에 2-4(11-3 9-11 11-7 4-11 7-11 6-11)로 졌다.
이번 세계선수권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겠다고 예고했던 서효원은 이 경기가 국가대표 은퇴전이자 마지막이 된 셈이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라켓을 쥔 뒤 2013년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해온 그는 약 30년의 탁구 인생, 12년의 탁구국가대표 커리어를 마무리 했다.
서효원은 패배가 확정된 직후 후련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하지만 경기장을 나온 뒤부터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펑펑 쏟아냈다.
서효원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언제냐고 물었다.

그는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기 직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던 때가 생각난다.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생각에 아버지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는데, 돌이켜보니 추억이 많이 없다. 그래서 탁구선수를 그만두는 순간에도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료들이 좋은 성적 외에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효원은 세계 탁구를 통틀어도 흔치 않은 '수비 탁구' 스타일로 자신만의 강점을 개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선수였다.
국가대표로서 '롱런'하면서 아시안게임 단체전 동메달 2개, 세계선수권 단체전 동메달 1개, 월드컵 단체전 은메달 1개 등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이제는 손가락과 무릎 등의 부상이 너무 심해 정든 라켓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그는 "금메달을 많이 따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탁구를 최대한 오래 치자는 꿈을 갖고 있었는데 이제 보니 그걸 이룬 것 같다"며 밝게 웃어 보였다.
이어 "30년을 했는데 (하늘에 계신) 아버지도 이 정도면 탁구 그만하라고 하셨을 것 같다. 아마 결혼 좀 하라고 하시지 않으셨을까"라며 웃어보인 뒤 "하지만 난 선수 생활 동안 모든 고통을 다 잊게 해줄 만큼 탁구가 좋았기 때문에, 은퇴 이후에도 탁구 관련된 일을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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