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여성의 시선으로 욕망과 차별을 말하다…연극 '헌치백' 초연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6월 12~15일
日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헌치백' 무대화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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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40대 장애 여성의 시선으로 내밀한 욕망과 사회적 차별을 그린 연극 '헌치백'이 오는 6월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장은 '헌치백'을 6월 12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중구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고 23일 밝혔다. 이 작품은 2023년 일본 최고권위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이치카와 사오의 동명 소설을 무대화했다.
원작 '헌치백'은 희귀 유전질환인 선천성 근세관성 근병증을 앓고 있는 40대 중년 여성 '샤카(釋華)'가, 온라인 필명 '샤카(紗花)'로 노골적인 성적 묘사를 담은 소설을 연재하며 세상과 마주하는 과정을 그린다. 중증장애인 샤카는 인공호흡기와 전동휠체어에 의지해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는 비장애인 여성처럼 임신과 중절이 가능한 몸을 열망하는 인물로 설정돼, 발표 당시 파격적 서사와 도발적인 문제의식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연극 '헌치백'은 원작의 내용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기 위해 소설의 문장을 대사로 변형하지 않고 서술형 문장을 그대로 무대 위에 옮기는 형식을 택했다. 다섯 명의 장애인·비장애인 배우가 원작의 서술문을 번갈아 가며 발화한다.

신유청 연출은 "원작을 일반적인 희곡으로 각색하면 주인공 샤카의 단면만을 보여줄 것 같았다"며 "소설을 단순히 무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소설을 읽고 난 뒤 각자가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과 해석을 무대에서 공감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주인공 '샤카'는 두 명의 배우가 동시에 같은 역할로 무대에 오르는 방식으로 표현된다. 서로를 자신이자 타자로 비추며 캐릭터의 내면을 입체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연출 의도다.
샤카 역에는 황은후, 차윤슬이 발탁됐다. 이외에도 우범진, 김별, 원훈이 출연한다. 윤색은 김도영·김진숙, 안무는 허윤경, 무대디자인은 이엄지가 맡는다.
국립극장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한글 자막, 음성 해설, 수어 통역 등 접근성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장애(Barrier-Free) 공연으로 제작돼,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동등하게 공연을 향유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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