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 (출처: Branch of the National Union of Journalists (BNUJ)., 1943,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49년 6월 8일, 전 세계는 영국의 작가 조지 오웰이 그려낸 암울한 미래상에 전율했다. 이날 출간된 그의 디스토피아 소설 '1984'는 전 20세기의 고전 작품이 됐다.


'1984'는 오웰이 집필 당시를 기준으로 먼 미래인 1984년을 배경으로 한다. '빅 브라더'가 모든 것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가상의 전체주의 독재 국가 '오세아니아'에서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가 겪는 사건들을 다룬다. 진실이 조작되고, 심지어 사고와 언어마저도 통제되는 극단적인 사회의 모습은 독자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줬다.

오웰은 이 작품을 통해 전체주의의 위험성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권력이 인간의 자유와 개성을 어떻게 말살시키는지, 그리고 개인의 삶과 정신이 어떻게 짓밟히는지를 소름 끼치도록 생생하게 묘사했다. 특히 "과거를 통제하는 자가 미래를 통제한다. 현재를 통제하는 자가 과거를 통제한다"는 소설 속 문구는 권력의 속성을 꿰뚫는 통찰력을 보여줬다.


소설에 등장하는 '텔레스크린'을 통한 전방위적인 감시, '사상경찰'을 통한 사상 통제, 그리고 '이중사고'와 '신어'를 통한 언어와 사고의 조작 등은 '1984'의 핵심적인 특징으로 꼽힌다. 이 모든 장치들은 개인이 저항할 수 없는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인간성이 어떻게 파괴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섬뜩한 예언처럼 다가왔다.

출간 당시 '1984'는 냉전 시대의 반공 이념과 결부되어 해석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웰은 특정 국가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모든 형태의 전체주의적 경향에 대한 보편적인 경고를 담았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오늘날 '빅 브라더'라는 용어는 권력에 의한 감시와 통제를 상징하는 대명사가 됐다. '1984'의 내용은 디지털 감시, 가짜 뉴스, 정보 조작 등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와 맞물려 여전히 현실적인 경고로 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