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선발 김윤하가 1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2025.5.1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키움 히어로즈 루키 김윤하가 시즌 13번째 등판 만에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그러나 불펜 난조로 첫승 기회가 날아갔다.


김윤하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김윤하가 선발 등판 경기에서 무실점 피칭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윤하는 키움 선발진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프로 2년 차인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 기회를 잡았는데 좀처럼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다.


이날 전까지 12경기에서 승리 없이 9패, 평균자책점 6.59를 기록했다. 현재 리그 선발 투수 중 가장 많은 패전을 기록 중이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이 3번밖에 없을 만큼 투구에 기복이 있었다. 하지만 퀄리티스타트로 호투한 경기에서도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을 떠안거나 노디시전에 그쳤다.


만약 이날도 김윤하가 패전을 떠안으면 1999년 가내영(쌍방울·0승 10패), 2010년 호세 카페얀(한화·0승 11패), 2021년 장시환(한화·0승 11패)에 이어 역대 4번째로 승리 없이 10패에 먼저 도달한 투수라는 불명예 기록을 떠안게 된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나이답지 않게 마운드에서 생각이 너무 많다. 등판하지 않는 날 공부를 많이 하는데, 막상 마운드 오르면 생각이 많아진다. 상황이 꼬이면 스스로 힘들게 경기를 끌고 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김윤하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어린 나이기에 한꺼번에 다 고칠 순 없겠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도 보인다. 부상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자기만의 공을 던지면서 경기를 운영하다 보면 승리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으로 보인다"며 기운을 불어넣었다.

사령탑의 메시지가 닿았을까. 김윤하는 이날 이전과는 다른 피칭으로 NC 타선을 잠재웠다.

총 89구를 던졌는데 최고 147㎞의 직구와 투심,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을 적절히 섞어가며 NC 타자들을 요리했다.

이전과 달리 한순간 무너지지 않는 모습도 좋았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위기관리능력으로 실점하지 않았다. 3회 2사 2, 3루 위기에서 상대 4번 타자 맷 데이비슨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게 백미였다.

키움이 2-0으로 앞선 가운데 6회 마운드를 내려온 김윤하는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불펜이 실점하면서 이번에도 승리를 수확하는 데 실패했다.

7회초 바뀐 투수 이강준이 1사 2, 3루 위기를 자초했고, 불을 끄기 위해 투입된 주승우마저 데이비슨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동점을 허용, 김윤하의 승리도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