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이 17일 행사에서 NH투자증권의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사진=머니S


"거래만 시켜주는 증권사가 아니라 '왜 이 종목을 사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플랫폼이 돼야 합니다."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은 1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The First Media Day: 해외투자 새로고침' 행사에서 "거래량을 늘리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고객이 왜 이 종목을 사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와 전략을 적시에 제공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면바지에 재킷 차림으로 캐주얼하게 등장한 윤 사장은 CEO(최고경영자)로서의 진지한 고민과 함께 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며, 증권사의 본질은 결국 고객의 실질적인 자산 성장을 돕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CEO로서 늘 고민하는 세 가지는 회사의 지속 성장, 주주가치 제고, 그리고 임직원의 행복"이라며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달성하려면 안정적인 수익 기반과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이제는 더 이상 자기자본을 기반으로 몸집을 키우는 대형 증권사 모델에만 의존할 수 없다"며, 디지털 기반의 정밀한 투자 전략 플랫폼으로 전환할 시점임을 분명히 했다.

이날 NH투자증권은 기존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의 한계를 넘어서는 '투자 인사이트 플랫폼'으로의 전환 계획을 공식화했다. 고객의 거래 행위를 넘어 자산 설계까지 함께하는 '투자 전략 파트너'로 거듭나겠다는 것이 윤 사장이 제시한 새로운 청사진이다.

해외주식 거래 플랫폼 넘어 투자 전략 파트너 구축 박차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은 1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The First Media Day: 해외투자 새로고침' 행사에 참석했다./사진=머니S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 열풍에 힘입어 증권사들은 수수료 수익 확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수수료 수익은 12조94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 늘었다. 이 가운데 수탁 수수료는 6조2658억원으로 나타났다. 국내주식 거래대금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해외주식 거래가 크게 늘면서 전년(5조5312억원) 대비 7346억원(13.3%) 급증했다.


해외주식 투자자 유치를 위한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점유율 경쟁도 치열한 가운데 NH투자증권도 콘텐츠 중심의 차별화된 투자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은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자주 겪는 문제로 적시성 있는 정보 부족과 시차에 따른 불편한 거래 환경, 높은 수수료 부담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으로 ▲ 오리지널 투자정보 ▲거래 편의성 확대 ▲수수료 제로 혜택 등 '현지인처럼 투자하기' 3단계를 제시했다.


변화의 핵심은 콘텐츠다. NH투자증권은 미국 3PRO의 GIN(Global Investors' Network)과의 독점 계약을 통해 국내 최초로 ▲펀드스트랫(Fundstrat)의 톰 리, 기술 분석가 마크 뉴턴 등의 전략 콘텐츠, 월스트리트저널·블룸버그·이코노미스트 등 외신 헤드라인과 시장 데이터 해석 자료 등을 제공한다.

이같은 정보는 AI 요약·한글 번역·더빙 등의 기능과 함께 매일 아침·저녁 MTS 내에서 실시간 제공된다. 윤 사장은 "글로벌 정보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 되겠다"고 말했다.

벤징가(Benzinga)와 제휴한 실시간 종목 분석 서비스를 올 하반기 공개 예정인 미국 대표 투자 콘텐츠 플랫폼 시킹알파(Seeking Alpha)와의 국내 독점 제휴도 주목할 만하다. 향후 잔고 분석, 관심종목 리스크 진단, 대체 종목 제시 등 맞춤형 전략 기능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은 단순히 정보 제공에 그치지 않고 AI 기반 투자 에이전트 기능도 함께 개발 중이다. 미국 현지 API 기반 알고리즘을 접목해 투자자의 종목 선정과 매매 판단을 도울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수수료 측면에서도 파격적인 혜택을 더했다. 지난 3월부터 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 0원(최대 2년), 자동환전 우대, 주식모으기 매수 수수료 면제 등의 조건으로 '수수료 제로고침' 이벤트를 운영 중이다.

강민훈 NH투자증권 디지털사업부 대표는 "정보 격차가 곧 수익 격차로 이어지는 시대"라며 "NH는 콘텐츠와 전략 중심 플랫폼으로 시장 기준을 새롭게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사장은 끝으로 "오늘 공개한 결과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고객을 위한 투자 플랫폼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비판도 겸허히 수용해 언제든 조언을 주신다면 성실히 반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