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5' 외로운 싸움 안세영, 박주봉 감독 만나 '무적'을 꿈꾼다
中 고수 4명에 日 야마구치까지 '타도 안세영'
박주봉-안세영 이구동성 "공격력 더 보강해야"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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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안세영 선수가 현재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사실 세계적인 선수들의 기량은 종이 한 장 차이다. 대회 때마다 중국 선수 4명((왕즈이·한위에·천위페이·가오팡제)에 일본의 야마구치까지 1대 5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그들 모두 안세영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리도 상대에 대한 세밀한 파악이 필요하고 훈련 방식도 변화를 줘야한다."
지난 4월부터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박주봉 감독은 현역 시절 1992년 올림픽 남자복식 금메달과 1996년 올림픽 혼합복식 은메달을 비롯해 숱한 세계 대회에서 메달을 휩쓸었던 '전설'이었다.
가장 높은 곳에 올라본 그는, 또 다른 전설의 길로 가고 있는 제자 안세영을 향한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잘하고 있다는 '당근'보다는 다양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채찍'을 가하고 있는데, 정상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아는 까닭이다.
배드민턴 대표팀 선수들이 합숙 훈련을 하고 있는 진천선수촌에서 17일 만난 박주봉 감독은 "안세영 선수가 최근 인도네시아 오픈에서 우승했지만, 천신만고 끝에 얻은 승리였다. 어렵게 어렵게 역전승으로 우승했다"면서 "정상권에 있는 선수들의 격차는 거의 없는데 그들 모두 안세영만 파고 있으니 더 힘든 싸움"이라고 말했다.

안세영은 지난 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끝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인도네시아오픈 결승에서 랭킹 2위 왕즈이를 2-1(13-21 21-19 21-15)로 꺾고 대회 정상에 올랐다. 올해 5번째 국제대회 개인전 우승이었다.
2025년은 그야말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안세영이다. 하지만 내용을 살피면 박빙 승부가 많다. 특히 박 감독이 말한 왕즈이와의 인도네시아오픈 결승은 기적 같은 뒤집기였다. 1세트를 내주고 시작한 안세영은 2게임도 9-17까지 끌려갔으나 놀라운 뒷심을 발휘, 정상에 섰다.
직전에 열린 싱가포르 오픈에서는 8강에서 천위페이한테 패하기도 했다. 올 시즌 유일한 패배지만, 안세영도 결국 절대 무너지지 않는 철옹성은 아니라는 의미다.
박주봉 감독은 "안세영을 만나는 상대들은 '어차피 질 수 있다'는 마음으로 홀가분하게 덤비니 경기가 더 타이트해진다. 세영이는 오히려 부담을 갖고 임한다"면서 "세영이가 뒤늦게 발동 걸리는 슬로스타터인데 페이스를 좀 빨리 끌어올려야한다. 공격력도 보강해야한다. 어차피 힘으로 압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악력을 이용해, 순간적으로 탁 끊어 때리는 짧고 빠른 공격이 요구된다"고 다양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제자의 욕심도 다르지 않았다.
박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선수촌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안세영은 "우선, 정말 힘들다. (다음 주까지 해야 하는데)이번 주는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라고 웃은 뒤 "감독님께서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신다. 그래서 먼저 다가와 조언해주고 소통하려 노력해주시니 감사하고 편하다"고 신뢰를 보냈다.

안세영은 상대가 질릴 정도의 악착같은 수비력으로 정상에 올랐다. 무릎 부상을 안고도 코트 위로 몸을 던지는 수비에 상대가 먼저 쓰러졌다. 뛰어난 반사신경에 놀라운 투혼이 있기에 가능한 플레이인데, 사실 스스로도 파워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기에 취한 고육책이기도 하다. 수비로 정상에 오른 그는, 이제 공격력을 보강해 정상을 지키려 한다.
안세영은 "이전까지는 수비형 선수를 추구했는데, 수비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힘은 많이 밀리기에, 정확성을 더 높이려 한다. 찬스가 왔을 때 확실하게 끝내는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지금껏 잘해왔지만 앞으로도 지지 않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리고 다른 선수들에게 조금은 두려운 존재가 되고 싶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전설 박주봉과 진행형 전설 안세영.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정상을 지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아는 노력형 천재들은 지금 '무적'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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