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휴식을 취하던 축구대표팀이 동아시안컵 준비를 통해 다시 움직인다. 전진우(사진) 등 K리거들에게 아주 중요한 무대다.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될 7월, 동아시아 지역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이 국내에서 열린다.


규모는 크지 않다. 남녀부 모두 4개팀만 참가하는 작은 대회다. A매치 기간에 열리는 FIFA 주관 대회가 아니기에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호출할 수 없어 온전한 전력도 꾸릴 수 없다. 그래서 K리거들에게는 더더욱 중요한 시간이다. 새로운 카드가 필요한 홍명보 감독에게도 의미 있는 무대다.

지난 6일 이라크 원정과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최종전을 끝으로 홍명보호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예선은 마무리됐다. 전 세계에서 단 6개 나라만 달성한 '11회 연속 본선진출'이라는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웠으나 진짜는 지금부터다.


홍 감독 스스로 쿠웨이트와의 최종전을 "예선 일정의 마지막이 아닌, 본선을 향한 첫 단추"라고 규정했던 것처럼 이젠 1년 뒤에 초점을 맞춘 '월드컵 모드'에 돌입할 때다. 그 첫 단추가 7월 'E1 챔피언십'이다.

캡틴 손흥민을 비롯해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황인범, 이재성 등 유럽에서 활약하는 홍명보호의 주축들은 함께 할 수 없다.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한 일본대표팀과의 라이벌전이 펼쳐지고 복합적인 이유에서 껄끄러운 중국전도 결과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아무래도 테스트에 방점이 찍힌다.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해야하는 홍명보 감독에게도 동아시안컵은 중요한 무대다. ⓒ News1 김진환 기자


홍명보 감독은 쿠웨이트와의 최종전이 끝난 뒤 "1년 뒤 우리 팀의 상황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아직 우리의 베스트 멤버는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지금까지 팀을 지탱해 온 (유럽파)선수들이 있고, 그들이 주축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존의 베테랑들을 지원해줄 강력한 젊은 선수들이 나와야한다"고 원점에서의 경쟁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본선이 열리는 내년 6월 어떤 선수가 가장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느냐다. 좋은 폼을 보이는 선수들을 선발해야한다"면서 "10년 전(2014 브라질 월드컵)보다 더 다양한 선수들을 관찰하고 있다. K리그와 해외리그, 모든 선수들의 상황을 다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순히 이름값에 기대지 않고 '현재 경기력"을 중시하겠다는 뜻을 누누이 밝힌 홍 감독이다. 말에서 그치지도 않았다. 실제 전진우, 김진규(이상 전북), 김주성(서울), 이태석(포항) 등 K리그에서 좋은 폼을 보이고 있는 이들에게 출전기회가 주어졌고 다수가 경쟁력을 입증하면서 코칭스태프를 흡족하게 만들었다.

선발로 경기에 나설 11명과 몇몇 교체멤버로는 우리보다 강한 상대들이 넘쳐나는 월드컵 본선에서 버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홍 감독이다. 대표팀에 건강한 긴장감을 불어 넣어줄 수 있는 카드를 발굴해야하는데, 마침 동아시안컵이라는 좋은 판이 깔린다.

포항에서의 활약으로 대표팀에 승선한 이태석처럼, K리거들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 News1 김도우 기자


선수들에게 절호의 기회임은 말할 것도 없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A매치는 유럽파 비중이 높아 대표팀 발탁 자체가 어려운데 이번 대회는 문턱이 낮아진다. 이 기간 눈도장을 받을 수만 있다면 '월드컵'이라는 꿈의 무대로 향하는 초고속 코스가 펼쳐질 수 있으니 이보다 큰 동기부여는 없다.

현재 홍명보호 코칭스태프가 부지런히 K리그 현장을 누비면서 저울질 중이다. 우선 대회 엔트리에 승선하는 것이 중요하고, 따라서 당장 주말에 펼쳐지는 20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다 쏟아야한다

한편, 대회는 7월 7일부터 16일까지 경기도 3개 도시(용인, 수원, 화성)에서 개최된다. 경기장은 용인미르스타디움, 수원월드컵경기장, 화성종합경기타운이다. 남자부는 한중일 삼국에 홍콩이 참가하고, 여자부는 한중일에 대만이 우승컵을 놓고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