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김주원. 2025.6.1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20일 전국 곳곳에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일부 프로야구 경기가 정상 진행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무더운 날씨 속에 부상자가 많고 투수진 운용의 어려움을 겪는 팀 입장에선 단비와 같다.


NC 다이노스의 '초보 사령탑' 이호준 감독은 누구보다 비를 기다렸다. 이날 열리는 KT 위즈와 수원 경기가 우천 취소되기를 간절히 바랐는데,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는 '대체 불가' 김주원에게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NC는 지난달 17일 키움 히어로즈와 더블헤더부터 쉼 없이 경기를 치르고 있다. 4경기가 우천 순연된 13일에도 NC는 KIA 타이거즈와 5회 강우 콜드게임을 펼쳐야 했다.


다른 팀처럼 주축 선수들을 돌아가며 쉬게 해주면 좋겠지만, 선수층이 두껍지 않은 NC는 그럴 여유가 없다. 더구나 '8위'에 처져 있어 1승이 귀한 상황이다. 이 감독으로선 선수들이 부하가 걸리지 않고 크게 다치지 않기만 바랄 따름이다.

그중에서 리드오프와 유격수를 맡는 김주원은 NC의 핵이다. 김주원은 팀에서 유일하게 전 경기(69경기) 출전 중이며, 수비 이닝도 561⅔이닝으로 가장 많다. 부진하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할 수 있겠지만, 김주원의 출루율은 0.347로 나쁘지 않다.


김주원을 격려하는 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 2025.5.13/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그는 19일 LG 트윈스전에서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돌격 대장 역할을 톡톡히 하며 팀의 3-0 승리에 일조했다. 최근 타격감도 좋아 타율을 0.252까지 끌어올렸다.

이 감독은 "김주원은 대체 불가 자원"이라고 강조하면서 "주원이에게도 진작 쉬게 해줘야 하는데 빼주지를 못한다. 수비는 물론 타격감도 좋아 1회부터 9회까지 다 뛰고 있다. 김주원 없이 경기할 수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진짜 미안한 선수 중 한 명"이라면서 "먼저 하루 쉬겠다고 요청하면 빼줄 텐데 그런 말도 할 줄 모른다. 아주 씩씩해서 예쁜 선수"라고 칭찬했다.

사령탑의 걱정에도 김주원은 전혀 힘들지 않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주원은 "쉬는 것보다 경기에 계속 나가는 게 더 좋다. (팀 사정상) 교체 없이 경기를 다 뛰어야 하지만 괜찮다.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20일 NC-KT전이 취소된다면, 김주원은 한 달 만에 천금 같은 휴식을 얻게 된다. 그는 "모처럼 경기가 취소되면 잘 먹고 잘 쉴 생각"이라고 했다.

NC 다이노스 김주원. 2025.6.1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한편 김주원은 18일 LG전 9회말 1사 1, 3루에서 송찬의의 끝내기 내야 땅볼을 병살 처리하지 못했고, NC는 결승점을 허용해 8-9로 졌다.

이 감독은 "따로 김주원에게 얘기하지 않았다. (지금껏 헌신한) 주원이에게 뭐라 하면 나쁜 사람"이라며 두둔했다.

사령탑이 감쌌지만, 김주원은 "그 경기는 저 때문에 패한 게 맞다"고 자책하면서도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주원은 곧바로 다음 경기에서 4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그는 "팀 승리에 도움을 준 것 같아 후련하다"면서 "최근 잘 맞힌 타구가 많이 나오고 있다. 타격감이 정말 좋다"고 자신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