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데뷔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는 고석현(왼쪽).(UFC 제공)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스턴건' 김동현의 제자 고석현(31)이 UFC 데뷔전에서 다시 한번 '언더독 반란'에 성공했다.


고석현은 22일(한국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 크리스탈 홀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홀 vs 라운트리 주니어' 언더카드 마지막 경기에서 강력한 레슬링을 바탕으로 '신성' 오반 엘리엇(27?웨일스)에게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경기 직전 도박사들은 고석현의 승리 확률을 약 21%로 내다봤다. UFC 3연승 중인 엘리엇의 승리에 베팅한 것이다. 하지만 고석현은 지난해 데이나 화이트의 컨텐더 시리즈(DWCS)에 이어 다시 한번 압도적 패배 예상을 뒤엎고 승리했다.


고석현은 엘리엇을 타격으로 압박하며 테이크다운 해 그라운드로 데려갔다. 여기서부터 스승 김동현의 전매특허인 그래플링 게임이 빛을 발했다.

그는 경기 내내 무한 체력을 바탕으로 강력한 파운딩과 엘보우로 엘리엇을 괴롭혔다. 전체 경기 시간 15분 중 10분 이상을 컨트롤하며 엘리엇을 지치게 했다.


현지 해설을 맡은 전 UFC 미들급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은 "고석현의 이름을 기억하라"며 "그는 많은 UFC 웰터급 선수들에게 문제를 안겨줄 것"이라고 극찬했다. 고석현의 스승 김동현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의 땀은 헛되지 않았어"라며 "노력이 최고의 재능, 고석현 최고!"라며 제자의 승리를 축하했다.

단숨에 UFC 웰터급 중상위권으로 도약했다. 고석현은 UFC 데뷔전에서 엘리엇을 꺾음으로써 그의 업적을 전부 가져갔다. 다음 경기에서 바로 30위권 내 강자와 대진이 잡힐 가능성이 커졌다.


고석현은 경기 후 "이겼다. 언더독의 반란, 레츠 고!"라고 소감을 밝힌 뒤 "(박)준용이 형님 경기 보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가서 체력으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선배에게 승리의 공을 돌렸다.

UFC 9승째를 따낸 박준용.(오른쪽).(UFC 제공)


동반 출전한 박준용(34)은 반칙 니킥에 당해 왼쪽 눈의 시야가 완전히 가리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싸워 UFC 9승째를 쟁취했다.

박준용은 이스마일 나우르디예프(28?러시아)에게 만장일치 판정승을 따냈다. 2라운드 그라운드 상황에서 반칙 니킥에 왼쪽 눈을 맞았지만 불굴의 의지로 끝까지 싸워 자력으로 승리를 쟁취했다.

박준용은 "원래 타격전을 하려고 했는데 눈이 잘 안 보여서 어쩔 수 없이 레슬링했다"며 "중간에 갑자기 작전을 바꿨지만 잘 먹혔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UFC 2연승을 쟁취한 박준용은 UFC 톱15 랭킹 진입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통산 9승을 거둬 김동현(13승)에 이어 UFC 한국인 파이터 다승 단독 2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