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으로의 연고이전을 확정한 OK저축은행(KOVO제공)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안산을 떠나 부산으로의 연고 이전을 확정한 남자 프로배구 OK저축은행이 "위기의식 속에서 과감하게 새 도전을 결정했다"면서 "더 큰 시장에서 남자부 관중 1위에 도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4일 제21기 제7차 이사회 및 임시총회를 통해 OK저축은행의 부산 연고 이전 문제를 논의한 뒤 V리그 14개 팀 단장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2013년 안산에서 창단한 OK저축은행은 12년 만에 부산에서 새 출발하게 됐다.


OK저축은행은 약 4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부산 강서체육공원 실내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쓸 예정이다. 기존에 활용하던 안산 상록수체육관의 수용인원 2300명의 약 두 배다.

권철근 단장은 브리핑을 통해 연고이전 이유를 두 가지로 요약했다.


권 단장은 "우선 V리그 남자부는 대전 이남에 팀이 없다. 수도권에 편중된 배구 기반을 확대해 도전하고 싶다"며 "또 다른 하나는 모기업 의존도를 낮추고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더 큰 시장이 필요했다. 부산이 사업 확장에 유리한 곳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OK저축은행 선수단(KOVO제공)


이번 연고이전은 시장확대 효과를 통한 지속 성장 여건을 마련하려는 OK저축은행의 선택과 4대 프로스포츠 종목을 모두 품으려는 부산시의 의지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권 단장은 "남녀 배구 국가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성적도 안 좋고, 시청률과 관중을 책임지던 스타도 은퇴한 상황서 위기감이 있었다. 남자부 막내 구단으로서 한 번 도전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 단장은 앞선 연고지 안산 팬들도 언급했다. 그는 "보통 연고지를 떠날 때 보내는 팀과 안 좋아지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면서 "안산시에서는 '우리 품에서 잘 컸으니 이제 더 큰 곳에서 성장했으면 한다'며 응원해 줬다. 아름다운 이별이다. 안산 팬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계속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권 단장은 일단 용인 클럽하우스에서 부산 홈 경기를 준비하되, 향후 2~3년 안에 부산시로 클럽하우스를 완전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울러 새 홈구장에서는 주말 4000명대 관중을 유치, 평균 관중 남자부 1위에 오르겠다는 야심 찬 포부도 전했다.

권철근 단장이 이사회 이후 기자들 앞에서 연고이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News1 안영준 기자


다음은 권철근 단장과의 일문일답.

-선수단 제반 시설은 수도권에 남을 텐데, 이동 거리가 늘어나 체력적 부담이 많아질 것 같다.
▶현재 클럽하우스가 용인에 있어서 하루 더 (부산에서)자야 한다. 경기 전이 될 수도 있고 경기 후가 될 수도 있다. KTX와 항공사와도 협의 중에 있다. 또한 부산시와 여러 가지 안을 놓고 합의를 한 뒤 향후 2~3년 안에는 클럽하우스를 부산으로 옮길 예정이다.

-선수들의 반발은 없었는지?
▶현재 살고 있는 집 등 새롭게 해결해야할 문제가 생기지만, 부산에 대한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부산시의 반응은?
▶부산시배구협회에서는 부산으로 오면 관중 유치든 광고 유치든, 영업 사원처럼 열심히 돕겠다고 해 주셨다. 부산시가 지자체 중 최초로 체육국을 만들 만큼 체육을 통한 시민 여가에 진심이다. 부산 상공회의소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신다. 부산시의 뜨거운 반응도 우리의 결심에 큰 영향을 줬다.

-안산 팬들의 반발이 없을 수가 없다
▶구단은 최근 3년 내내 멤버십을 하셨던 팬, 멤버십을 한 번이라도 하셨던 팬 등등에 대해 면밀한 분석을 통해 팬들과 소통했다. 팬들은 (연고이전 사실에 대해) 이미 알고 계셨다. 우리를 오랫동안 사랑해주셨던 많은 안산 팬들과 앞으로도 계속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이 연고이전과 관련해 준비한 브리핑 자료 ⓒ News1 안영준 기자


-기존 안산OK저축은행의 CI나 팀 컬러도 바뀔 예정인지?
▶컬러 변경을 포함해서 가능하면 부산을 많이 담아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강서체육공원 실내체육관을 프로팀이 쓰면 생활체육인들이 쓰지 못한다는 우려도 있다
▶강서구민들을 위한 혜택을 당연히 드릴 예정이다. 부산시에서도 이 부분을 책임지고 해결하겠다고 했는데 구단도 최대한 도움을 드릴 것이다.

-연고이전 준비 과정에서 부산 말고 다른 후보도 있었는가
▶서울부터 검토했는데 서울은 어렵더라. 대구 등도 검토했는데, 낡은 체육관 등등 여러 애로사항이 있었다.

- 연고이전으로 수익이 어느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는가, 다른 목표가 있다면
▶부산시 기업과 관공서를 포함, 스폰서십 매출의 향상을 기대한다. 주말에는 매진에 가까운 4000명 이상의 관중을 목표로 하고 부산뿐 아니라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방문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다.
현재 남자부에서는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이 2000명 후반대 평균 관중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를 넘어서 남자부 1위 관중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팬 규모에 맞게 최대한 많은 MD 매출을 올리도록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