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고궁박물관 대강당에서 사토 다카오 일본 고덕사 주지가 관월당 반환과 관련한 기자간담회 Q&A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일제감정기 일본으로 반출됐던 조선시대 왕실 사당 추정 건축물 '관월당'(?月堂)을 한국에 반환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사토 다카오 고덕사 주지가 밝혔다.


사토 주지는 24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직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고덕사 주지이자 게이오대 민속학 고고학 교수로 지내며 문화재 반환과 관련된 일을 해 왔다"며 "관월당 반환은 문화재 반환이라는 세계적인 흐름을 따른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월당이 한국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건물임을 알고 있다"며 "관월당 반환을 이해하고 협력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관월당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로, 조선 왕실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목조 건축물이다. 1924년 조선식산은행이 스기노 기세이에게 증여한 후 일본 도쿄를 거쳐 1930년대 가마쿠라시 고덕원에 기증돼 기도처로 활용됐다.

24일 서울고궁박물관 대강당에서 관월당 반환과 관련한 기자간담회 Q&A가 진행되고 있다. ⓒ 뉴스1 김정한 기자


이번 관월당의 귀환은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등 한국 측의 오랜 노력과 사토 주지의 적극적인 협조와 이 빚어낸 성과다. 그는 해체 및 운송 비용까지 자비로 부담했다. 또한 이건 작업은 한일 공동 협업 프로젝트 형태로 진행됐다.


사토 주지는 관월당의 해체 및 운송 비용 자비 부담에 대해 "문화재 관리자로서 당연한 일을 한 것이다"며 "한국 측에서 해체 운송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제안했지만, 100년 정도 일본에 있던 애착이 가는 건물을 자비로 무사히 한국에 보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목재의 경우 훈증 작업이 까다롭고 양이 많아 장소 섭외도 어려웠다"며 "한일 간 공동 협업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고덕사에서 한국으로 반환된 '관월당' 부재는 석재 8건 401점, 기와 3457점, 목재 74건 1124점이다. 이 부재들은 파주 소재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 수장고에 보관돼 국내 전문 인력에 의한 수리 작업이 체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24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조선 왕실 사당 '관월당' 귀환 언론공개회에서 관월당 해체 영상이 나오고 있다. 조선시대 왕실 사당 건축물로 추정되는 '관월당'은 일본으로 반출된지 약 100년 만에 국내로 돌아왔다. 현재 '관월당'으로 불리는 이 건물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조선 후기 왕실 사당 양식을 지닌 목조 건축물이다. 2025.6.24/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국가유산청과 국외재단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관월당의 원래 명칭, 정확한 위치, 배향 인물 등을 밝히기 위한 학술 연구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이경아 서울대 건축학과 부교수는 "당초 관월당을 경복궁 내 건축물일 것으로 생각했다"며 "그러나 지금까지 진행된 연구 결과는 궁궐 밖 건축물이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또한 관월당의 문화재적 가치에 대해서는 "18~19세기 궁궐 또는 왕실과 관련된 건축적 요소를 간직한 건축물로서 가치는 높다"며 "향후 연구가 더 진행되면 지금보다 더 큰 가치가 드러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 부교수는 관월당의 원래 위치에 대한 연구와 관련해 새로운 배치할 장소로 40여 군데를 검토했으며, 이 가운데 서울 종로구의 송현동(순정효황후 본가 터), 통의동(영조의 잠저 창의궁 터), 적선동(월성위궁 터) 등 세 곳으로 압축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형빈 국가유산청 국외유산협력과 과장은 "일본 고덕사 측의 관월당 반환 결정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조건도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