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으로의 이적을 직접 밝힌 기성용(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의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이 팀을 떠난다는 소식에 국내 축구계가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기성용이 SNS를 통해 포항 스틸러스행을 직접 발표했다.


서울은 25일 "구단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영원한 캡틴 기성용과의 인연을 잠시 멈추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올 시즌 서울 선수단 운영 계획에 자신이 배제된 것을 확인한 기성용이 보다 의미 있는 선수 생활 마무리를 위해 더 많이 뛸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다고 요청했고, 이를 구단이 수용하며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의 거취로는 포항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었는데 같은 날 저녁 기성용이 자신의 SNS에서 직접 심정을 밝히고 팬들에게 인사하며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서울 소속으로 포항을 상대했던 당시의 기성용(오른쪽)(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기성용은 "얼마 전 (김기동) 감독님과의 대화를 통해 앞으로 팀 계획에 없다는 것을 듣게 됐다. 은퇴하는 시점이라 생각했는데, 가족들과 믿고 의지하는 축구인들이 아직은 선수로 충분하다고 만류했다"면서 "혼란 속 냉정히 스스로를 들여보다니 아직 더 뛸 수 있고, 더 뛰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단 몇 분을 뛰더라도 뛰고 싶은 이 마음을 억지로 사그라트리는 것이 선수로서 괴롭고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서울에 (은퇴가 아닌 이적하겠다는) 마음을 말씀드리고 나를 필요로 하는 팀을 기다리고 있을 때, 박태하 포항 감독이 가장 먼저 내가 필요하다고 연락을 주셨고 이적을 결정하게 됐다"며 포항으로의 이적 배경도 설명했다.

K리그에서는 서울 한 팀에서만 뛰었던 서울의 레전드 기성용은 서울 팬들을 향한 복잡한 심경도 전했다.


그는 "한국으로 돌아올 때 서울 아닌 곳에서의 선수 생활은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다. 나도 아직 이 상황이 낯설고, 서울 팬을 생각하면 아직도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죄송스러운 마음뿐"이라면서 "남은 시간 모든 것을 쏟아붓고 행복하게 축구하는 모습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