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한화의 바람…'128억 FA 듀오' 엄상백-심우준이 펄펄 날아주기를
비시즌 야심차게 영입했으나 나란히 부진…WAR 도합 0.02
'5선발' 엄상백, 시즌 2승 도전…'주전 위태' 심우준도 반등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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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순위표 맨 꼭대기에 있는 팀의 다음 목표는 추격자들과의 격차를 벌리고 '독주 체제'를 이어가는 것이다. 어느덧 열흘 넘게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화 이글스 역시 같은 마음일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 팀 전력이 안정을 찾은 한화로선, 'FA 듀오' 엄상백, 심우준의 부활이 절실하다. 이들마저 제 궤도에 올라온다면, 한화의 '독주 체제' 바람은 현실이 될 수 있다.
한화는 26일까지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에서 44승1무30패(0.595)의 성적으로 단독 선두다. 지난 15일 LG 트윈스를 따돌리고 선두로 올라선 한화는 11일째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아직 리그를 압도한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2위 LG와 1게임, 3위 롯데 자이언츠와도 2게임 차에 불과한 데다, 한화의 승률도 아직 6할에 못 미친다. 7위 KT 위즈마저 5할 승률을 웃돌고 있기에, 여전히 순위 싸움은 미궁에 가깝다.
한화는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를 앞세운 '외인 원투펀치'가 강력하고, 주현상, 박상원, 한승혁, 김서현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도 탄탄하다. 문현빈이 고군분투하던 타선도 최근엔 채은성, 이진영, 최재훈 등이 고루 활약하고 대체 외인 루이스 리베라토까지 가세해 경쟁력을 갖췄다.
최근엔 문동주가 휴식을 마치고 돌아왔고, 조만간 류현진도 부상에서 복귀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한화가 한 발 더 치고 나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 바로 엄상백과 심우준이다. 둘은 시즌 전 한화가 전력 상승을 위해 야심 차게 영입한 '이적생'이다.

투입한 비용도 상당했다. 엄상백에겐 4년 78억 원, 심우준에겐 4년 50억 원의 거액을 안겨줬다. '오버페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한화는 '윈나우'를 위한 베팅을 했다.
기대대로 팀은 잘 나가고 있는데, 정작 FA 이적생들의 활약은 미진하다.
엄상백은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지만 12경기에서 1승6패 평균자책점 6.06에 그치고 있다. 등판 경기 중 무실점 경기는 한 번도 없었고, 6회를 넘겨 6회까지 마운드에 오른 게 2번뿐이다. 실점도 많은데 되도록 많은 이닝을 소화해줘야 하는 선발 역할도 해주지 못하는 모양새다.
주전 유격수로 기대를 모은 심우준의 활약도 아쉽다. 36경기에 출전해 0.168의 타율에 1홈런 10타점 3도루, 초라한 성적표다. 수비에서는 나쁘지 않은 활약을 하고 있으나 타석에서 '자동문' 수준의 무력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두 선수의 아쉬움을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지표가 WAR(대체 선수 대비 기여도)이다. '대체 선수'의 기여도를 '0'으로 봤을 때 해당 선수가 승리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드러내는 야구 지표다.
스탯티즈 기준으로 현재까지 엄상백의 WAR은 0.26, 심우준은 -0.24로, 도합 0.02에 그치는 저조한 기여도를 보이고 있다.
엄상백은 선발로 등판하고 있음에도 한화 투수 중 기여도가 13번째에 불과하다. 현재 한화의 1군 투수 엔트리에 든 13명 가운데 꼴찌인 셈이다.
심우준은 기여도가 아예 마이너스를 찍고 있다. 지표상으로는 경기에 나오지 않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거액의 투자에 반비례하는 성적표는 한화와 선수 당사자에겐 속 쓰린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팀이 1위를 달린다는 것은 반대로 긍정적인 징조이기도 하다.
선수 입장에선 팀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고, 팀 역시 이들만 살아나면 더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기대감을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엄상백은 이적 전까지 평균 WAR 3 이상을 기록했던 준수한 선발투수였고, 심우준 역시 1~2의 WAR을 기대할 만한 유격수였다. 이들이 평균치의 기량만 회복해도 한화엔 큰 힘이 될 수 있다.
엄상백은 27일 SSG 랜더스를 상대로 다시 한번 시즌 2승 사냥에 나선다. 4월18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이후 9번째 2승 도전이다.
부상 복귀 이후에도 거듭된 부진으로 주전 자리까지 위태로워진 심우준도 반등이 절실하다.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는 기회를 잡아야만 자신의 자리도 보장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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