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용산 매수 문의 '뚝'… "서울 수요 외곽으로 몰릴 듯"
수도권 주담대 6억 제한에 거래 혼선
이화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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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가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서울 강남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고가 아파트의 거래 위축 속에 중저가 주택이 많은 서울 외곽으로 매수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30일 공인중개사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대출 규제 발표 직후 매수 문의가 급감하고 계약을 앞당기거나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대출 한도가 축소되며 매수 문의가 절반 이상 감소했고 실수요자들도 매입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금융위원회는 새로운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 따라 수도권과 규제지역 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다주택자의 추가 매입 대출을 금지하고 생애최초 구입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기존 80%에서 70%로 낮췄다. 주담대 대출자는 6개월 내 해당 주택에 실거주해야 하는 의무도 생겼다.
2017년 8·2 부동산대책과 2020년 12·16 대책 등 과거에도 대출 규제 시행 직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크게 감소했다. 이번 규제도 비슷한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43% 상승해 6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동구(0.99%)와 마포구(0.98%) 등 한강벨트는 1%에 육박하는 급등세를 보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대출 한도 제한과 실거주 의무 강화로 강남과 한강변 등 고가 주택의 갈아타기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6억~8억원대 중저가 주택이 많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외곽으로 매수 수요가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수석위원은 "내집마련 실수요자도 수도권의 경우 12억원을 넘는 고가 주택 매입 시 대출이 불가한 구조가 되어 구매력 약화가 예상된다"면서 "생애최초·무주택자도 대출 조건 충족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단기 방어로서 시장 과열을 진정하는 데 효과가 있겠지만 실수요자의 주거 불안이 확대되는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며 "장기 과제로서 공급, 세제, 금융 등 정책 방향성을 개편해야 시장 균형을 회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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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