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한국시간) 열린 LPGA투어 도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임진희와 이소미.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팀 대회에서 우승을 합작한 임진희(27)와 이소미(26)가 이제는 '개인전'에서도 우승을 노리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임진희-이소미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의 미들랜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LPGA투어 다우 챔피언십(총상금 330만 달러) 최종 4라운드 포볼 경기에서 8언더파를 추가했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60타로 렉시 톰슨-메간 캉(이상 미국)과 동타를 이룬 이들은 포섬으로 진행된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했다.


지난해 나란히 LPGA투어에 데뷔해 아직 우승 경험이 없는 두 사람은 팀 대회에서 함께 처음으로 정상에 서는 기쁨을 누렸다.

이번 대회 이들의 팀명은 'BTI'다. 제주도 출신 임진희와 완도 출신 이소미가 모두 섬에서 왔다는 의미인 '본투비 아일랜드'(Born to be Island)에서 착안한 팀명이라고 했다. 이들은 올 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메인스폰서가 사라지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는데, '동병상련'을 팀 우승으로 극복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임진희는 "팀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이)소미를 믿고 했다"면서 "긴장됐지만 우승할 수 있다고 믿었고, 이번 우승으로 많은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했다.

지난해 유해란(24)과 호흡을 맞춘 데 이어 올해는 임진희와 함께 우승을 차지한 이소미는 "믿기지 않는다. 우리는 작년에 LPGA투어에 함께 데뷔했다"면서 "LPGA와 KLPGA투어와 다르고 더 어려웠는데, 우리가 함께 우승자가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임진희, 이소미는 연장 첫 홀인 18번홀(파3)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이소미가 먼저 티샷을 날렸고, 임진희는 상대보다 더 먼 거리였음에도 퍼트를 성공시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LPGA투어 도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임진희와 이소미. ⓒ AFP=뉴스1


이소미는 "정말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상대 팀 메간 캉이 버디를 잡을 것 같았기 때문에, 언니가 제발 하나만 해주길 바라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정말 버디로 이어지면서 기뻤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임진희는 "(이)소미의 샷이 핀 가까이에 붙었다고 생각했는데, 렉시의 샷은 더 가까웠더라"면서 "그래도 신경 쓰지 않고 그냥 해보려고 했다"고 했다.

이들은 이번 우승으로 한국 선수로 LPGA투어에서 우승한 50, 51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임진희는 "작년엔 미디어를 비롯한 너무 많은 응원이 조금 압박감이 되기도 했는데, 드디어 해냈다"면서 "이번 우승으로 나 자신을 더 믿게 됐고, 그것을 바탕으로 목표를 향해 도전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우리 둘 다 서로가 없어도 우승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웃어 보였다.

이소미도 "예전에 훌륭한 한국 선수들이 많았다. 나 역시 그 선수들을 보고 꿈을 꿨고, LPGA투어에 가고 싶었는데 우승까지 해냈다"며 기뻐했다.

그러면서도 "우승의 기쁨은 빨리 잊어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우승을 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