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한화 노시환이 9회초 1사 역전 솔로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에서 폰세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5.7.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극적 결승 솔로포로 한화 이글스의 고공비행을 이끈 '독수리 군단 거포' 노시환(25)이 국내 타자 홈런 1위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노시환은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에서 6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 9회초 결승 솔로포를 터뜨려 2-1 승리를 견인했다.

시즌 47승(2무 33패)째를 거둔 한화는 공동 2위 LG 트윈스(45승 2무 36패), 롯데 자이언츠(45승 3무 36패)를 2.5경기 차로 따돌렸다.


쉽게 따낸 승리는 아니었다. 한화는 에이스 코디 폰세가 7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잡으며 1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타선도 8회말까지 1득점으로 묶였다.

키움 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7⅓이닝 7탈삼진 1실점으로 폰세와 치열한 투수전을 벌였다.


팽팽한 흐름은 9회초에 깨졌다. 선두 타자 채은성이 3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난 뒤 타석에 선 노시환이 조영건의 몸쪽 높은 직구를 때려 좌월 1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경기 후 노시환은 "최근 타격감이 너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채은성 선배가 출루하면 기습번트를 시도할 생각이었다"며 "채은성 선배가 아웃돼서 한 방을 노리는 것으로 마음을 바꿨다. 삼진을 당하더라도 과감하게 타격했는데, 홈런으로 연결됐다"고 홈런 상황을 복기했다.


이어 "폰세가 잘 던졌기 때문에 이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다. 8회말 종료 후 선배들도 이렇게 힘든 경기를 잡아야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독려했다"며 "내가 때린 결승포로 승리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한화 노시환이 9회초 1사 역전 솔로홈런을 치고 있다. 2025.7.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이 경기 전까지 노시환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179로 부진했다. 김경문 감독은 노시환이 부담을 내려놓고 편하게 타격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6번 타자로 기용했는데, 그 판단이 적중했다.

노시환은 "평소 4번 타자를 맡아도 크게 부담스럽게 느껴지진 않았는데, 최근 부진으로 4번 타자의 무게감을 확실히 느꼈다. 그런 가운데 6번 타자로 배치돼 한결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고 김 감독의 배려에 감사를 표했다.

노시환의 현재 타율은 0.228로 팀 내에서도 하위권이다. 그는 "타율이 너무 떨어져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타격감을 올리기 위해서 동료의 배트로 치거나 잘했던 시절의 영상을 찾아보는 등 안 해 본 게 없다"며 토로했다.

그러면서 노시환은 "뭘 해도 안 되는 것 같았는데, 결국 차근차근 훈련하는 것이 정답인 것 같다. 훈련을 통해 타격감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노시환은 "올 시즌 성적이 마음에 안 든다. 팀이 선두를 달리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해 죄송하다"며 "그래도 아직 후반기가 남아있다. 남은 경기에서는 내가 잘해서 팀이 더 많이 이길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한화 노시환이 9회초 1사 역전 솔로홈런을 치고 있다. 2025.7.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2023년 홈런 31개를 때려 홈런왕에 오른 노시환은 올 시즌 16호 아치를 그려 맷 데이비슨(NC 다이노스)과 홈런 공동 4위에 올랐다.

노시환보다 홈런을 많이 기록한 타자는 르윈 디아즈(27개·삼성 라이온즈), 오스틴 딘(20개·LG), 패트릭 위즈덤(17개·KIA 타이거즈) 등 모두 외국인이다.

국내 선수 중에서는 노시환이 박병호(삼성), 박동원(LG), 안현민(이상 15개·KT 위즈)을 제치고 가장 많은 홈런을 쳤다.

노시환은 "시즌 전 목표는 홈런왕이었는데, (홈런을 너무 많이 때린) 디아스 때문에 일찌감치 포기했다"면서 "그래도 국내 타자 중 홈런 1위는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타율 2할6푼과 홈런 30개 이상을 목표로 임하라고 말씀하셨는데, 이제 아무리 안타를 때려도 타율이 크게 오르지 않는다. 홈런 30개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