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나가토모(왼쪽) ⓒ AFP=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네 번의 월드컵을 치른 일본 베테랑 수비수 나가토모 유토(39)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5번째 월드컵'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월드컵을 일 년 남겨놓고 치러지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앞두고 "계속해서 내 가치를 증명할 것"이라며 눈빛을 반짝였다.


일본은 유럽 구단 차출 의무가 없는 이번 대회에 J리거 24명만으로 엔트리를 꾸렸는데,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단연 나가토모다. 전성기 시절 인터 밀란(이탈리아)의 간판으로 활약했던 나가토모는 이번 대회 남자부 4개국 모든 선수를 통틀어 최고참이자 최고의 커리어를 자랑하는 전설이다.

일본 대표팀에서도 이룬 게 많다. 나가토모는 2010 남아공, 2014 브라질, 2018 러시아, 2022 카타르 대회까지 네 번의 월드컵을 뛰었다. 이는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인 홍명보 감독과 함께 아시아 역대 최다 공동 월드컵 출전 1위의 기록이다.


아울러 나가토모는 A매치 142경기에 출전, 한국의 역대 최다 A매치 출전인 차범근·홍명보의 136경기보다 많이 뛰었다.

시쳇말로 이룰 건 다 이룬 선수다.


그래서 일본 매체들은 나가토모가 J리그 유망주 위주로 구성된 이번 대표팀에서 조력자로서 경험을 전수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하고 있다.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 나가토모 ⓒ AFP=뉴스1


하지만 나가토모는 단순히 조력자이자 선배로서 한 자리만 채우는 데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주전 선수로서 당당히 다가올 월드컵까지 출전하고 싶다는 야망을 갖고 있었다.


그는 지난 6일 열린 E1 챔피언십 공식 기자회견에 일본 선수단을 대표로 참석해 "네 번의 월드컵에 나섰지만, 다음 월드컵에도 계속 나서고 싶다"면서 "동아시안컵에서 계속해서 내 가치를 증명하고 싶다. 내가 (조력자가 아닌) 실력으로 이 대표팀에 왔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당찬 각오를 전했다.

그러면서 "매일 치열하게 경쟁하고, 계속해서 다음을 위해 노력하는 게 나의 선수 생활 장수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나가토모는 유럽파와 함께 경쟁했던 북중미 월드컵 예선에서도 대표팀에 소집되는 등, 여전히 일본 축구 측면 풀백 옵션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팀으로서 이번 대회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라고 밝힌 뒤 "개인적 목표는 수비수로서 열정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고, 내가 월드컵에 갈 수 있는 선수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며 계속해서 경쟁과 검증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비장한 모습을 보였다.

나가토모가 이번 대회를 통해 주전으로 도약,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한다면 아시아에서는 누구도 이루지 못한 최고 기록을 얻게 된다.

그는 그 대기록을 얻기 위해, 최고참으로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그 누구보다 치열한 경쟁에 임할 각오가 돼 있다고 했다.

일본 축구대표팀 나가토모 유토. 2025.7.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