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허승필 신임 단장. (키움 히어로즈 제공)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3년 연속 최하위 위기에 처한 키움 히어로즈는 단장, 감독, 수석코치를 한꺼번에 해임하는 강수를 뒀다. 이대로는 무기력하게 기울어진 배를 막을 방도가 없다고 판단, 부대를 개편하기로 결정했다.


그 중책을 맡게 된 허승필 신임 단장은 "키움만의 철학을 유지하며 새로운 사령탑을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허 단장은 뉴스1과 인터뷰에서 "14일 구단에서 단장, 감독, 수석코치 해임을 결정한 뒤 단장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경황이 없지만 먼저 코칭스태프 인선부터 정리했다"고 말했다.


키움은 전반기를 마친 현재 27승 3무 61패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승률(0.307)은 3할을 겨우 넘고, 9위 두산 베어스와 승차는 9.5경기로 벌어졌다. 뚜렷한 전력 보강 조짐도 없어 후반기 남은 53경기에서도 반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마땅한 돌파구도 찾지 못한 키움은 3년 연속 최하위는 둘째 치고, 2023년(58승 3무 83패)과 2024년(58승 86패)보다 부진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키움 구단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이대로는 후반기도 가망이 없다. 그렇다고 남은 시즌을 그냥 흘려보낼 수는 없다. 재도약을 위한 쇄신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홍원기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 2025.5.1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키움은 설종진 퓨처스(2군)팀 감독을 1군 감독대행으로 임명, 잔여 시즌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허 단장은 "오랜 기간 구단에서 일한 설 감독대행이 구단 운영 철학을 잘 이해하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2023년부터 3년 동안 성적이 안 좋았지만 기존 구단 운영 철학을 싹 뜯어고칠 뜻은 없다. 물론 부족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은 고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장 성적을 내다본 변화는 아니다. 허 단장도 "최하위 탈출, 승률 4할 등을 목표라고 언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후반기에 한 경기라도 더 이기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키움은 2026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을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도 속도를 낸다.

허 단장은 "현재 신임 감독에 대한 기준이나 조건은 정하지 않았다. 백지상태"라며 "내 생각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구단 내 육성, 분석 등 다양한 의견을 구하고 협의하며 밑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밝혔다.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 2025.5.1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다만 이번 키움의 단장, 감독, 수석코치 해임과 관련해 '꼬리 자르기', '허울뿐인 쇄신'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실질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구단 최고위층은 바뀐 게 없다.

허 단장은 "구단을 둘러싼 부정적인 의견을 이해한다.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고개 숙인 뒤 "다만 성적이 안 나오면 좋은 일만 있을 수 없다. 감독과 결별도 유쾌할 수 없다. 그래도 구단은 (홍원기 전 감독 등에게) 최대한 예우하며 보내드렸다. 전임 감독도 구단 결정을 이해한다며 받아들였고, 죄송할 따름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