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족쇄 풀리자 파운드리 잭팟… '미국 간' 이재용 행보는
활동 제약 사라지며 글로벌 고객사와 적극적인 사업 협력 확대 모색 전망
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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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리스크 완전 종식을 계기로 삼성전자의 경영시계가 한층 빨라졌다. 한동안 정체돼있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 22조8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수주 소식을 전한데 이어 막바지에 이른 한미 관세협상에서 삼성전자가 '핵심카드'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또 다른 숙원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도 조만간 성과가 나올지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전날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지난 17일 대법원의 무죄 판결 이후 12일 만에 확인된 공식 외부 일정이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 목적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미국 상호관세 발효를 앞둔 상황에서 이 회장이 우리 측 협상 카드로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와 기술 협력 등을 제안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 회자이 사법리스크 해소 직후 곧바로 정부와 원팀 체제하에 최대 현안인 미국과의 통상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 회장의 출장 전날 삼성전자는 미국 테슬라와 165억달러(22조7647억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매출액의 7.6%에 해당하는 규모이자 반도체 단일 계약 중 최대 규모로 꼽힌다. 계약 기간은 오는 2033년 12월31일까지로 총 8년5개월 간의 장기 계약이다.
향후 규모가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65억 달러라는 숫자는 최소치"라며 "실제는 몇 배 더 클 수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440억달러를 투입해 미국 텍사스 테일러에 짓고 있는 팹(생산공장)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을 생산하게 된다. 테일러 팹은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용 양산 설비 도입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동안 고객 수요 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일정 지연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으나 테슬라와 대규모 공급 계약으로 불확실성을 해소하게 된 만큼 양산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부흥 정책 및 투자유치 전략과도 맞아 떨어지는 만큼 한미 관세 담판에서 우리 측의 유리한 협상카드로 활용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삼성전자도 이번 계약을 통해 파운드리 사업의 반등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업계 1위 대만 TSMC의 점유율은 67.6%인 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7.7%로 60%포인트 가량 차이가 난다. 테슬라 수주 물량을 기반으로 TSMC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추가적인 고객사 확보도 관심거리다. 이 회장은 올들어 중국 비야디, 샤오미 등을 직접 찾아 전기차 사업 확대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이 회장이 이번 미국 출장기간 현지 주요 빅테크 기업 및 파트너사들을 만나 비즈니스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신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무엇보다 이 회장이 엔비디아 측 경영진을 만나 HBM 공급에 발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는 것은 삼성전자의 최대 숙원사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HBM 최신 제품의 퀄테스트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통과 소식을 들리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하반기 공개할 HBM4 공급을 위해 삼성전자가 총력전을 기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납품에 성공한다면 메모리 시장 1위 탈환을 비롯해 반도체 사업 전반에서 반등의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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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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