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해외 생산기지 구축에 약 1조원을 투자한다. 생산 경쟁력을 높여 비비고 브랜드를 키우고 K푸드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취지다. 사진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글로버스 매장에서 소비자가 비비고 만두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일본, 유럽, 미국 등 핵심 글로벌 시장에 약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K푸드 영토 확장에 가속 페달을 밟는다. 미래 성장성이 높은 해외 식품 사업의 생산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사업 매출은 2019년 3조1540억원에서 지난해 5조5814억원으로 5년 새 77% 가까이 신장했다. CJ제일제당이 생산역량 증대를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은 이처럼 해외 사업의 성과가 입증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성장세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위한 선제적 투자로 K푸드 확산의 고삐를 단단히 쥐겠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 해외매출추이. /그래픽=김은옥 기자


이번 글로벌 생산기지 확충의 핵심은 단연 최대 시장인 미국이다. CJ제일제당의 자회사 슈완스는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7000억원을 초기 투자해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축구장 80개에 달하는 57만5000㎡의 부지에 들어서는 이 공장은 2027년 완공이 목표다. 완공 시 찐만두와 에그롤 생산라인, 자체 폐수처리 시설과 물류센터까지 갖춘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제조시설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CJ제일제당은 이 공장을 미국 중부 생산거점으로 삼아 현재 41%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B2C 만두 시장의 지배력을 더욱 굳건히 할 계획이다. 나아가 약 1조원 규모에 달하는 현지 롤(Roll) 시장 공략을 본격화해 만두를 넘어선 '미국 아시안 푸드 1등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유럽·일본에도 신공장… 현지 수요 정조준

2026년 하반기 완공되는 CJ제일제당의 헝가리 신공장 조감도.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도 헝가리에 마련한다.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수도 부다페스트 인근 '두나버르사니'에 유럽 신공장을 짓는다. 축구장 16개 크기의 부지에 최첨단 자동화 생산라인을 갖추고 2026년 하반기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유럽 전역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간 30% 이상 고성장 중인 유럽 만두 시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비비고 치킨 생산라인도 증설해 K치킨 열풍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헝가리 공장은 향후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등 인접한 중∙동부 유럽 및 발칸반도 지역까지 커버하는 핵심 허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가까운 일본 시장에서도 현지 사업 대형화를 위한 투자가 이루어진다. 약 1000억 원이 투입된 치바현 키사라즈시의 신규 공장이 오는 7월 완공돼 9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래를 위한 선제적인 생산역량 투자를 통해 K푸드의 글로벌 확산에 앞장서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