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경기도 산하 17개 공공기관이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을 위해 0.5&0.75잡을 도입하기 위한 협약식을 갖고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경기도


경기도가 도입한 0.5&0.75잡 유연근로제 이용자 10명 중 5명은 '자기계발'에 여가를 활용하는 등 생애주기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임금 감소 문제는 제도의 확산을 가로막는 주요 과제로 지적됐다.


8일 경기도일자리재단이 발간한 '경기도 0.5&0.75잡, 유연한 근로제도 도입 성과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제도 이용자들 절반은 자기계발, 28%는 가사·육아·돌봄에 활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건강·여가 등 다양한 사유로 제도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 공공기관 사례를 중심으로 한 이 보고서는 도 산하 공공기관에서 시행 중인 0.5&0.75잡 지원사업 참여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의견 조사 결과를 담았다. 보고서에 의하면 특히 20~30대 직원들은 대학원 진학, 자격증 준비 등 자기계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후는 '제2의 인생 설계', '건강관리' 등을 위해 제도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자녀 양육은 어린 자녀 외에도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0.5&0.75잡 제도가 생애주기에 따라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0.5&0.75잡 핵심 운영 방식 중 하나인 '혼합형' 근무제도는 업무량 조정 없이 주 32~38시간 내에서 필요한 시간만큼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어 실제 이용자들로부터 높은 만족도를 끌어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근로자들은 단축된 근로 시간에도 책임 의식을 갖고 업무에 임하며, 동료나 부서에 피해 없이 효율적인 근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 평가했다. 하지만 임금 감소에 따른 제도 진입장벽은 해결 과제로 꼽았다. 임금 지원 종료 시 계속 활용 의향에 대해 44%가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그중 75%가 임금 감소 부담을 이유로 들었다.

그밖에 제도의 활용과 정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조직문화'였다고 분석했다. 참여자들은 동료의 이해와 협력이 있을 때 제도 활용이 활발해지며, 제도 운용의 안정성도 높아진다고 평가했다. 0.5&0.75잡과 같은 유연근로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조직 내부의 인식 전환과 상호 배려 문화가 필수적이라는 보고서는 지적했다.


김민영 경기도일자리재단 연구위원은 "경기도 0.5&0.75잡 지원사업이 단순한 근로 시간 단축 정책이 아니라,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