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모델 경량화·최적화 기업 노타에 재무 취약점 설득이 관건으로 떠오른다. 사진은 노타 홈페이지 이미지./사진=노타


높은 기술력으로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하는 인공지능(AI) 모델 경량화·최적화 기업 노타에 재무 취약점 설득이 관건으로 떠오른다.


4일 노타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노타는 희망 공모가 7600~9100원으로 공모금 221억~265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공모가를 결정하는 기관 수요예측은 12~18일이고 청약은 23~24일이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강점(Strength)

2015년 설립한 노타는 고객사가 AI를 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돕는 최적화·경량화 사업 넷츠프레소를 운영한다. 넷츠프레소 플랫폼으로는 고객사가 자체적으로 AI 모델을 최적화하고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한다. 넷츠프레소 솔루션으로는 경량 AI 모델 설계 기술을 기반으로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소프트웨어를 고객사가 직접 도입할 수 있게 돕거나 노타가 판매하는 방식으로 나뉘는 셈이다.

이런 서비스는 비교적 높은 기술력과 시장성을 인정 받았다. 한국거래소가 기술특례 상장을 위해 시행하는 전문기관 두 곳 평가에서 노타는 모두 A등급을 획득했다. A등급은 기술력이 동종기업 대비 높고 기술환경 변화에 제한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한 평가기관은 "노타는 기술 차별성과 자립도 측면에서 높은 완성도와 경쟁 우위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넷츠프레소 플랫폼은 모듈화와 디바이스 범용성을 갖췄고 특히 반도체 생태계 내 다양한 산업에서 유연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다른 기관도 "기존 거대언어 모델(LLM)과 비전인식 관련 모델 뿐 아니라 최근 등장한 생성형 AI, 비전언어 모델(VLM)에도 적용 가능하고 유연성, 범용성, 편의성 등에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노타는 수년까지 걸리는 기술성 평가 기간에 대해 자신감을 보인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술성 평가를 본격적으로 준비한 시점 이후 승인까지 총 8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며 "시장의 객관적 평가, 기술의 성숙도, 사업 모델 확장성이라는 세가지 측면에서 상장 수준에 이르렀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테크 대기업들 주목을 받고 넷츠프레소 제품을 안정화해 구독형 판매할 수 있게 되면서 사업 궤도가 본격화했다는 설명이다.

약점(Weakness)

자금 기반이 다소 빈약한 건 약점으로 꼽힌다. 업계 대비 매출채권 회전율은 낮고 대손충당금 비율이 늘고 있다. 매출을 실현하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들고 돌려받지 못할 수 있는 자금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노타 매출채권 회전율은 2022년 7.5회, 2023년 3.6회, 지난해 4.8회 수준이다. 대손충당금 설정률은 2023년 0.6%에서 지난해 9.1%, 올해 반기 10.6%로 지속 상승하고 있다.


앞서 대출과 주식 매각 등 외부 투자유치 여파로 차입금 부담이 크고 최대주주 등 지분율이 낮다. 2022년 1600만원이었던 이자비용은 지난해 43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는 14.3%에서 32.6%로 상승했다. 노타는 이번 상장 공모금 일부를 내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공모 후 최대주주 등 지분은 채명수 대표가 8%에 불과하다.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은 김태호 이사 지분 12%를 더해도 20%로 이사회 의결 방어가 어렵다. 공모주주 지분율이 13.8%로 낮아도 최대주주 등 지분이 적은 이유는 재무적 투자자(FI)에 유상증자 등으로 받은 투자가 많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상장 1개월 뒤 매각 가능 물량이 46.39%로 다소 높은 수준이다.

노타 관계자는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와 전문 인력이 필수인 산업에서 서비스를 조속히 상용화하기 위해 선제적 투자 유치를 확대했다"며 "2027년 흑자 전환 목표에 따라 이익 창출 시점에 맞춰 재무구조를 강화할 예정이고 최대주주와 주요 주주 지분 24.5%에 대해 공동목적보유를 확약해 경영권 안정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필요시 2차 유상증자나 제3자배정 유증을 통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지분 확보 여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고객사들에게 핵심 기술 협력사로 포지셔닝해 기술·계약 관계를 고도화하고 외부 지분 압박에도 견고한 경영 거버넌스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기회(Opportunity)

ITS 세계총회 2025에서 관람객들이 노타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노타


노타가 목표로 하는 AI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주력 사업인 온디바이스 AI 시장은 2023년 37억9000만달러(5조2828억원)에서 2027년 504억9000만달러(70조3780억원)으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 평균 성장률로 환산하면 38.22%에 달한다. 특히 아직 주도 기업이 없는 경쟁 구도를 보이면서 노타처럼 기술 경쟁력이 높은 스타트업에 선점 기회가 열린 상황이다.

노타는 2019년 온디바이스AI 시장에 진입한 초기 사업자로서 이점을 살려 빠르게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북미 ▲유럽 등으로 사업 거점을 확장 중이다. 협력사로는 국내 대기업으로 ▲SK텔레콤 ▲KT ▲LG CNS ▲삼성중공업 ▲코오롱 등이 있다. 해외에서는 엔비디아와 퀄컴 등 글로벌 AI 반도체 회사들과 협업한다.

정부 역시 AI 사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노타는 이미 정부 과제 수행에 따른 보조금으로 연구개발 자금 일부를 충당한다. 협업 기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자원부 ▲대전광역시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등으로 17건 과제가 진행 중이다.

위협(Threat)

다수 고객사 규모가 노타보다 월등히 크다는 점은 가격 협상 등에 불리한 요소다.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기술력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해나가는 것이 관건으로 꼽히는데 쉽지 않은 과제라는 시각이 있다. 동종 업계 기업들 자체 성장 뿐아니라 해외 정부나 대기업이 직접 나서 기술 내재화를 시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 기술 선도국으로 꼽히는 미국은 필수재로 판단하는 기술에 강력한 보호 정책을 펼치고 있다. 미국 기업이 보유한 AI 원본모델 활용에 규제가 적용되면 이를 활용하는 노타에는 치명적이다.

노타 관계자는 "노타 솔루션이 삼성전자 등 국내 유수 대기업과 엔비디아 등 글로벌 테크 기업 파트너 프로그램에 선정되고 기술검증(PoC)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노타 기술이 특정 환경에 국한되지 않는 범용성과 우수성을 가졌음을 객관적으로 증명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