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 축소한 'HUG', 올해 일시적으로 '적자 탈출'
채권 회수 속도… 정부 지원 등 1조2770억 순익 전망
장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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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여파로 3년간 누적 6조원 넘는 적자를 떠안았던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올해 1조27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출자 지원과 보증기준 강화, 든든전세주택 공급을 통한 채권 회수가 적자 구조를 일부 해소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토교통부가 전세보증제도의 LTV(담보인정비율)를 70~80%까지 낮추는 방안도 검토하며 전세금 보호 기반은 취약해질 전망이다.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2025~2029년 HUG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보고서는 HUG가 올해 1조27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22년 적자 전환 후 3년 만의 흑자다. HUG는 ▲2021년 3620억원 ▲2022년 -4087억원 ▲2023년 -3조8598억원 ▲2024년 -2조5198억원 등 2022년부터 당기순손실이 불어났다. 2022년부터 전세사기·깡통전세 사태가 수면위로 드러나 HUG가 임대인을 대신해 대위변제액이 급증했고 채권 회수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HUG 관계자는 "보증금을 대신 지급한 대위변제액보다 경매를 통한 채권 회수가 늦어져 적자가 쌓였다"며 "법원 경매 절차가 지연돼 현금 유입이 지연됐고 손실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HUG는 2023년부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요건을 강화했다. 보증에 가입할 수 있는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기준을 기존 100%에서 90%로 낮춰 '보증 축소' 기조로 전환했다. 전세 보호가 약화될 것이란 일각의 반대가 있었지만 보증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다.
지난달 열린 '주택금융과 주거 안정 대토론회'에서 국토부는 보증 LTV를 현행 90%에서 70~80%로 더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갭투자(전세금과 매매가 차액만 내고 세입자가 거주하는 주택을 매수)를 제한하고 전세사기를 막기 위한 명분이나 임대차 시장 전반을 흔들 수 있어 우려가 커진다.
든든전세주택 공급 확대, 흑자 전환 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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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전세주택 사업도 흑자 전환에 역할을 했다. HUG가 대위변제한 주택을 법원 경매에서 낙찰받고 무주택자에게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빌라(다세대·연립주택)와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 전세사기 위험이 큰 비아파트가 대상이다.
든든전세주택은 시세의 90% 임대료로 최장 8년 거주가 가능하다. HUG 입장에서 채권 회수 속도를 앞당길 수 있고 무주택자 주거 안정에도 도움이 돼 보증 손실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지원도 한몫했다. HUG는 올해 정부로부터 현물출자 등을 포함해 9650억원의 자금을 받았다.
HUG 관계자는 "그동안 적자로 법인세를 내지 않았지만 올해와 내년에는 든든전세주택 사업을 통한 흑자로 법인세를 납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흑자 달성은 일시 효과일 것이라는 전망이 뒤따른다. 보고서에 따르면 HUG는 2026년 이후 다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 경매 물건이 감소하며 자금 회수의 기회가 줄어들 예정이기 때문이다.
전세보증 가입 문턱을 높이면서 세입자들의 불안도 커질 전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세보증 가입 요건을 강화하는 것이 HUG의 재무 건전성에 도움이 되지만 세입자가 보증에 가입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전세사기 예방과 서민 주거 안정을 함께 고려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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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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