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고립' 노인에 구명조끼 벗어준 뒤 실종… 30대 해경, 끝내 숨져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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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에 고립된 70대 노인에게 자기 부력조끼를 벗어준 뒤 실종됐던 해양경찰관이 끝내 숨졌다.
11일 뉴시스에 따르면 영흥파출소 소속 이재석(34) 경장은 이날 오전 3시30분쯤 중국인 A씨(70대)가 밀물에 고립됐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투입됐다.
당시 A씨는 발을 다쳐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이 경장은 자신이 착용한 외근부력조끼를 벗어줬다. 하지만 함께 헤엄쳐 나오던 중 이 경장은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다. A씨는 같은 날 오전 4시20분쯤 해경 헬기에 의해 구조됐지만 당시 성인 머리 높이까지 밀물이 차오른 상황에서 이 경장은 찾을 수 없었다.
해경은 함정 21척, 항공기 2대, 공기부양정, 연안 구조정 등을 총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이후 약 6시간 만인 오전 9시40분쯤 이 경장을 발견했으나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이 경장은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순직했다.
해병대에서 병역을 마친 이 경장은 지난 2021년 7월9일 해양경찰관으로 임용돼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300t급 경비함정을 거쳐 영흥파출소에서 근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근속 승진으로 사고 불과 한 달 전인 지난달 1일 경장 계급장을 달았다.
해경 내부에서는 '늘 웃는 얼굴로 인사하고 피곤한 내색 없이 밝았던 동료' '평소 책임감이 강하고 근면 성실한 동료' '주어진 임무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동료'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이 경장은 해양경찰 교육원 교육생 시절 해양경찰교육원장 표창을 받았으며, 중부 해양경찰청장과 인천해양경찰서장의 표창도 여러 차례 받았다.
해경 관계자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다 안타깝게 숨을 거둔 이 경장을 깊이 애도한다"며 "순직 처리 등으로 고인의 명예가 실추되지 않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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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