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업계가 전기차 시장 대중화를 위해 '리튬망간리치(LMR)'와 '나트륨이온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원료인 망간과 나트륨의 매장량이 풍부하고 가격이 저렴해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어 향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할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는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MR 개발은 한국이 주도하고 있다. LMR 배터리는 양극재 내 리튬과 망간의 함량을 높인 리튬이온배터리이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배터리 성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소재이다. 양극재의 원료를 더 저렴한 소재로 대체하면 그만큼 배터리 제조원가와 전기차 가격을 낮출 수 있다.


한국이 주목하는 LMR 배터리의 주재료인 망간은 전 세계 매장량이 15억톤)에 이를만큼 풍부해 원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소재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다.

LMR 배터리는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와 비슷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도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제공한다.


LMR 개발에 적극적인 대표적인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개발하는 LMR 배터리의 양극재는 고전압을 포함한 출력전압 영역에서 이론 용량이 250 mAh/g 이상의 고용량을 구현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삼원계(NCM) 양극재의 이론 용량(약 275~280mAh/g)에 가까운 수준이며 LFP(약 170mAh/g) 대비 47%가량 더 높은 수치이다.

이를 바탕으로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도 NCM과 유사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으며 LFP(120~160Wh/kg)보다 약 33%가량 더 우수한 성능을 제공한다는 게 LG에너지솔루션의 설명이다.


고온 환경에서도 산소 방출이 적어 초기 상태에서 우수한 열적 안전성을 확보, 공정 안정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코발트 채굴로 인한 환경 파괴와 윤리적 문제를 줄여 지속 가능한 배터리 생산도 가능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과 협력해 2028년 미국서 LMR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LFP 배터리로 글로벌 시장을 장악 중인 중국 배터리업계도 더 저렴한 제품 생산을 위해 나트륨이온배터리를 주목하고 있다.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가격 경쟁력과 열·화학적 안전성을 모두 갖춘 제품으로 꼽힌다. 주원료인 나트륨은 지각 내 매장량이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 주성분인 리튬보다 1200배 많고 경제성을 확보할 경우 해수에서의 수급도 가능하다.

리튬보다 안정적이어서 폭발 위험이 낮고, 영하 40도의 저온 환경에서도 충전량을 90% 이상 유지할 수 있다.

낮은 에너지 밀도로 인한 짧은 주행거리, 짧은 수명은 단점으로 꼽히지만 최근 중국 업체들은 이를 개선하며 빠른 속도로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1위 배터리업체인 중국 CATL은 지난 4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테크 데이 행사에서 차세대 나트륨 이온 배터리 '낙스트라'를 공개했다. CATL이 2021년 공개한 1세대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개선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에너지밀도가 1㎏당 175와트시(Wh)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주행가능 거리가 약 500㎞에 달한다. CATL은 이 제품을 오는 12월 처음으로 양산할 예정이다.

차도원 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그간의 삼원계 중심 전략의 한계를 고려해 장기적 시장 변화에 선제 대응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가격 경쟁력과 공급망 변동 대응력 등을 포괄하는 종합적이고 균형 있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