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주공 5단지 재건축 조합이 지난 20일 한화건설부문을 새로운 시공사로 선정했다. 사진은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아파트 전경./ 사진=머니투데이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840가구)가 시공사와 계약 해지 후 2년여 표류 끝에 한화건설부문을 새로운 시공사로 지정했다. 서울시의 '사업성 보정 계수' 적용으로 일반분양이 증가하며 조합원 분담금은 약 1억원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조합원의 자금력과 일반분양 시장이 향후 사업성의 관건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상계5단지 재건축 조합은 지난 20일 총회를 열어 한화건설부문을 시공사로 확정했다. 예정 공사비는 3.3㎡(평)당 770만원, 총 3772억원 규모다. 지난 4월과 7월 두 차례의 입찰이 유찰되며 현행법에 따라 수의계약이 체결됐다.

1987년 준공된 상계5단지는 지하 3층~최고 35층, 5개 동, 총 996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한화건설부문의 아파트 브랜드 '포레나'가 적용되며 단지명은 미정이다.


상계5단지는 전용 31㎡ 소형 면적으로 구성돼 사업성이 취약했다. 일반분양분은 3가구로 조합원 분담금이 5억원을 넘는다는 추산이 나왔다. 2023년 조합은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가 계약을 해지했다.

하지만 서울시의 사업성 보정계수제도가 적용되면서 공공임대주택 물량은 153가구에서 55가구로 축소됐다. 일반분양 물량도 3가구에서 101가구로 늘어 조합원 1인당 분담금은 약 1억원 줄어들 전망이다. 사업성 보정계수제도는 정비사업 분양수익을 높이기 위해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 인세티브를 확대 적용한다.


김한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노원구대의원(전 노원구 지회장)은 "상계5단지의 경우 조합원 분담금이 1억원 가까이 낮아질 수 있고, 다른 단지들도 규모는 다르지만 분담금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조합원 자금력·청약 수요 '변수'

사진은 서울 노원구 중계주공1단지 모습. /사진=뉴스1


상계5단지 재건축 사업의 성패 여부는 노원구뿐 아니라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노후 아파트들에 기대를 주고 있다. 노원구는 상계동을 중심으로 20여개 단지가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상계1단지는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 들어섰고, 2단지는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위한 주민 동의 절차가 진행 중이다. 3단지도 정비계획 수립을 시작했다. 6단지는 최고 49층 3676가구 계획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10단지는 49층 4100가구 재건축을 목표로 주민 동의를 모으고 있어 최근 50%에 근접했다.


상계5단지는 지하철 4·7호선 더블 역세권 입지와 가격 장벽이 5억원대로 낮아 투자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상계5단지 전용 31㎡ 실거래가는 지난 5일 5억1000만원(4층)에 거래돼 지난달 동일 면적(4억7500만원·4층) 대비 3500만원 상승했다.

대출 규제로 조합원뿐 아니라 분양시장 수요가 제한됨에 따라 조합원 자금력과 청약 성패 여부도 주목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조합원 분담금이 1억원 가까이 낮아진다해도 노원구는 고령층이 많아 대출 의존도가 크다"며 "자금 조달 능력이 사업 속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광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책임연구원은 "보정계수제도로 사업성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노원구에 수요가 몰리지 않고 있어 향후 분양경기가 더 회복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