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지목되는 무신사가 지난 19일 제안서 접수를 마감했다. 투자 시장이 내다보는 무신사의 기업가치는 7조~10조원이다. /사진=무신사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무신사가 주관사 선정을 위한 제안서 접수를 마감하고 후속 과정에 돌입한다. 지금까지의 스토리와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힘입은 무신사의 기업가치는 최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는 K패션의 영향력과 맞물린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에 힘입어 내년에는 현재의 두배 수준인 최대 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 19일 국내외 14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상장 주관사단 선정을 위한 제안서 접수를 마감했다. 앞서 무신사는 지난 8월18일 국내외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이후 약 한달의 준비 기간을 부여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무신사 사옥을 방문해 관련 자료를 직접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월 초 추석 연휴 이후에 본격적인 심사를 거쳐 숏리스트를 발표하고 경쟁 PT 등의 후속 작업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의 관심사는 개별 증권사들이 무신사의 향후 성장 가능성과 밸류에이션 등을 어떻게 책정했느냐에 쏠리고 있다. 무신사가 가진 독보적인 성장 스토리가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창업자인 조만호 대표가 2001년 자신이 좋아하는 신발 사진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온라인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사진이 많은 곳'에서 시작해 현재의 K패션 대표 플랫폼에 이르기까지의 서사 자체가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분야는 다를 수 있지만 구글, 애플, 테슬라 등 실리콘밸리 대표 기업들은 모두 창업자의 독특한 경영자 DNA와 스토리가 담긴 창업 배경을 앞세워 투자자들과 전 세계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며 "국내 기업 중에서는 무신사가 상대적으로 이른 나이에 창업을 했다는 점과 수십년간 적자 없이 성장하며 한국 최고 패션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이 상징적"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시장이 바라보는 무신사의 예상 기업 가치는 7조~10조 원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고평가 지적도 나오지만, 상장이 마무리되는 시점에는 무신사의 더욱 가파른 외형적 성장이 기대돼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무신사의 올해 2분기 실적은 동종 플랫폼 및 패션 업체 대비 압도적인 성과"라며 "매출, 영업이익 모두 두자릿수 성장하고 상품, 제품, 수수료 매출이 모두 두자릿수 증가할 만큼 무시무시한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프라인·글로벌 공략… 내년 영업이익 3000억원 목표

오프라인·글로벌 중심의 사세 확장에 힘입어 무신사의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의 두배인 3000억원에 달할 가능성이 나온다. /사진=무신사


IPO를 앞둔 무신사는 오프라인 거점을 확보하며 올해 본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을 29호점까지 확대했으며 올해 안으로 30호점 돌파가 확실시된다. 오프라인 편집숍인 무신사 스토어도 지난 8월 강남점 오픈 이후 추가로 용산, 성수 등에 메가스토어 급의 대형 매장 오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중국, 일본에 집중하고 있는 무신사는 파트너 기업과 협력해 K패션의 영향력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게다가 패션 외에도 무신사의 자체 뷰티 브랜드인 '오드타입'이 최근 말레이시아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신규로 확보함으로써 뷰티 카테고리에서의 긍정적인 성장도 기대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무신사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 뷰티 플랫폼, 뷰티 브랜드, 오프라인 자체 패션 브랜드, 오프라인 패션 유통 등 다방면에서 고르게 우수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러한 측면이 특정 분야에 쏠리지 않고 골고루 반영될 경우 무신사의 밸류에이션 멀티플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무신사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약 5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가량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바라본 무신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1500억원 이상이다.

내년에는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이익 기여도가 더욱 높아져 최대 3000억원에 이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무신사는 올해 상반기에 30여개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누적 판매액 1000억원을 달성할 만큼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오 연구원은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백화점 주요 플래그십 점포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단순 온라인 플랫폼을 넘어 확장하려는 전략적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면서 "무신사의 밸류에이션은 국내 사업 다각화에 따른 성과와 더불어 해외 사업 성장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에 달려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