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지난 26일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의힘 측은 이를 인재로 규정하고 공세에 나서는 중이다. 사진은 이날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김혜경 여사(오른쪽)와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 김민석 국무총리,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당정이 27일 대전 유성구 소재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인재로 규정하고 예견된 사태를 막지 못한 정부에 책임을 묻겠다며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3박 5일간의 방미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후 국정자원 화재가 발생하자 각 부처로부터 밤새 상황 보고를 받는 등 대응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이 대통령은 국가위기관리센터장, 국무위원과 함께 전 부처별 행정정보시스템 재난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른 대응 체계, 대국민 서비스 이상 유무, 데이터 손상, 백업 여부 등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리는 사태 발발 초기부터 상황을 지휘하고 있다. 전날 긴급 지시를 내려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던 그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재난상황실에서 국정자원 화재 관련 대책회의를 열었다.


김 총리는 이 자리에서 "어떤 서비스에 장애가 있는지, 언제까지 복구가 이뤄질 것인지 가능한 구체적으로 신속하게 말씀드리겠다"며 "국가정보시스템 장애로 민원 처리가 지연되거나 증명서 발급 차질을 빚는 등 일상생활에 불편이 있을 수 있다. 불편을 겪으실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무총장(조승래)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윤건영)에게 정부가 만전의 대책을 세우도록 당 차원의 지원 대책을 긴밀히 협의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민주당은 정부를 중심으로 만전의 대책에 집중하도록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당 차원의 지원 대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가 단순 화재가 아닌 정부의 관리 부실에서 비롯된 명백한 인재라고 지적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예견된 재난을 막지 못해 안타깝다"며 "'카카오 먹통 사태'에서 충분히 교훈을 얻을 수 있었고 충분히 대비할 수 있던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세계에서 데이터 전산 부분 강국이라 할 수 있는지, 또 IT 강국이라 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국가전산망의 심장이 멎었다. 명절 연휴를 앞두고 우체국, 정부24 등 국민 생활·안전과 관련한 정부의 주요 업무시스템이 마비된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겪고 계실 이루 말할 수 없는 불편과 불안감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권과 여당인 민주당이 민생 안정과 국가시스템 점검이라는 본연의 임무는 내팽개친 채 오직 정적 제거와 사법 시스템 무력화라는 그릇된 정쟁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은 결과가 바로 이번 사태"라며 "국민의힘은 신속한 복구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책임자를 엄중 문책할 것"이라고 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가 핵심 서비스 전체가 셧다운된 것은 국민 안전을 뒷전으로 한 무책임한 결과"라며 "무엇보다 반복되는 전산망 붕괴 사태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어 관련자에게 엄중히 문책이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날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날 시작된 화재로 국가자원 업무시스템 647개 가동이 중단됐다. 행안부는 위기 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위기상황대응본부'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해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