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남교육감 선거 후보군 20명 안팎 '역대급 혼전 예고'
보수 난립 속 단일화 연대 출범… 진보는 일찌감치 연대 제안
경남=이채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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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월 치러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교육감 선거가 역대급 혼전 양상을 예고하고 있다. 3선 연임 제한으로 박종훈 현 교육감이 불출마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탓이다.
10일 경남 교육계 등에 따르면 내년 경남교육감 선거에는 보수 진영 10여 명, 진보 진영 4~5명, 중도 진영 2~3명 등 총 20명 안팎의 인사가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결선 없는 단일투표제 아래에서 진영별 단일화 여부가 승부를 가를 최대 변수로 꼽힌다.
보수 진영은 단연 최대 규모다. 김상권 전 경남도교육청 교육국장, 권순기 전 경상국립대 총장, 권진택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최해범 전 창원대 총장, 김광섭 경남교총 회장, 김영곤 교육부 차관보 등 10여 명이 물밑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이군현 전 국회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까지 가세하면서 보수권만으로도 '군단 선거'라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 진영은 지난달 '보수·중도 경남교육감 후보 단일화 연대'를 공식 출범시키며 연말까지 단일후보를 선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해관계와 세력 기반이 얽혀 있어 단일화의 길은 험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예비후보는 "단일화하지 않으면 필패가 뻔하다"며 "결국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지만 현실적인 조율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진보 진영은 상대적으로 일찍 연대에 시동을 걸었다. 박종훈 교육감의 교육철학을 계승한다는 기조 아래 송영기 전 전교조 경남지부장, 전창현 전 경남교육청 담당관 등이 유력 주자로 거론된다. 진보 진영은 박 교육감의 정책 노선을 이어받되 중도층 확장 전략에 방점을 두고 있다. 최근 '경남진보교육감 만들기 연대'가 출범해 선거연대 기구 설립을 공식화했으며 내달 중 구체적인 단일화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중도 성향 인사들도 조용히 몸풀기에 들어갔다. 오인태 전 창원 남정초 교장, 이충수 경남교사노조 위원장 등은 특정 진영에 얽매이지 않고 실용적 교육 비전을 내세워 제3지대 형성을 모색 중이다. 진보·보수 대립 구도에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내년 경남교육감 선거의 향방은 '단일화 성공 여부'가 좌우할 전망이다. 경남의 선거사는 이를 이미 증명했다. 2014년 진보 단일화 성공으로 박종훈 후보가 39.41% 득표율로 첫 승리를 거뒀고 2018년 보수 단일화 실패로 재선에 성공했다. 2022년에는 양 진영 모두 단일화에 성공했지만 박 교육감이 김상권 전 교육국장을 불과 0.47%포인트 차이로 따돌리는 초박빙 승부가 펼쳐졌다.
이번 선거는 '현역 프리미엄'이 사라진 만큼 진영 결속력, 단일화 시점, 후보 경쟁력에 따라 판세가 급변할 수 있다. 경남의 전통적 보수 우세 속에서도 조직력과 연대의 완성도가 당락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 경남교육감 선거는 '숫자의 싸움'이 아니라 '결집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누가 더 빠르고 현실적으로 단일화를 완성하느냐가 곧 승부를 결정지을 것이다. 표의 분산은 곧 패배를 의미한다. '교육의 미래'를 말하지만 실제 승부는 냉정한 정치공학 위에서 결정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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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이채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