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해운대구청장 선거 '불장난 발언' 변수될까
김성수 구청장 실언으로 보수텃밭서 거센 역풍
홍순헌 전 구청장 '소통왕' 이점 살려 탈환 노려
부산=김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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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근 김성수 부산 해운대구청장의 '불장난 발언'이 선거의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부산의 '정치 1번지'인 해운대구는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의 텃밭으로 여겨져 왔지만 김 구청장의 발언 이후 여론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어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유력한 홍순헌 전 구청장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 두 차례의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정당을 넘나드는 선택을 한 점도 예측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김성수 현 구청장, '불장난' 발언 악재 넘을까
김성수 구청장의 최근 실언은 지난 대통령 선거 이후 가뜩이나 싸늘한 민심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김 구청장은 최근 "젊은이들이 양양에 가는 것은 서핑하러 가는 게 아니라 불장난하러 가는 것"이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 발언은 특정 지역을 비하했을 뿐만 아니라 '불장난'이라는 부적절한 표현으로 청년층의 반감을 사면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 발언으로 '구민들의 자존심이 상처를 입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어서 재선을 노리는 김 구청장에게 상당한 악재로 평가된다.
와신상담 홍순헌, '소통'과 '정책'으로 재기 노린다
경쟁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 같은 재료를 놓칠 리 없다. 민주당의 후보로 유력한 홍순헌 전 해운대구청장은 현재 민주당 해운대구갑 지역위원장을 맡아 지역 기반을 다지고 있다. 구청장 재임 시절 '소통왕'으로 불렸던 그는 주민들과의 스킨십에 강점을 갖고 있다. 홍 전 구청장은 지난 총선 패배 이후에도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역 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과 정책 대안을 꾸준히 제시하며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도시계획 전문가로서의 전문성을 살려 1기 신도시인 해운대 그린시티 재개발, 53사단 유휴부지 내 첨단 연구 복합단지 조성 등 굵직한 지역 발전 공약을 발표하며 유권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또한 SNS를 적극 활용해 시민들과 소통하는 한편 지역 곳곳에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을 내거는 등 전통적인 방식의 선거 운동도 병행하며 바닥 민심을 훑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44.61%라는 높은 득표율로 낙선한 만큼 경쟁력을 입증받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새로운 바람?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인물들
이들 외에도 새로운 인물들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잠재 주자로는 김광회 전 부산시 미래혁신부시장이 꼽힌다. 해운대고 출신인 김 전 부시장은 최근 해운대구에 '미래도시연구소'를 열고 창립 총회를 개최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또 주진우 국회의원실 사무국장인 정성철 전 해운대구의회 의장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이처럼 내년 해운대구청장 선거는 현직과 전직 구청장의 리턴매치 가능성과 함께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으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경쟁이 예상된다. 보수 텃밭을 사수하려는 국민의힘과 탈환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의 치열한 수 싸움 속에서 해운대구 유권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8년과 2022년, 엎치락뒤치락했던 선거 결과
역대 해운대구청장 선거는 혼전의 연속이었다.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바람이 거셌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홍순헌 후보는 10만1833표를 얻어 52.51%의 득표율로 당선되는 이변을 낳았다. 현역 구청장이었던 자유한국당 백선기 후보는 8만451표(41.48%)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4년 뒤인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는 다시 보수 정당이 승리했다. 국민의힘 김성수 후보가 61.33%(10만1049표)라는 높은 득표율로 당선되며 해운대구청장직을 탈환했다. 재선을 노렸던 더불어민주당 홍순헌 전 구청장은 6만3701표(38.66%)에 그치면서 낙선했다. 이처럼 여야 간 승부가 엎치락뒤치락 반복돼 온 만큼 내년 선거 결과도 안갯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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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김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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