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K-스틸법 입법 촉구 기자회견’에서 권향엽(왼쪽 첫번째), 이상휘(왼쪽 다섯번째) 의원을 비롯한 여야 의원,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왼쪽 일곱번째), 김성호 포스코 노조위원장(왼쪽 두번째) 등 노조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어기구 국회의원(왼쪽 여섯번째)이 발언하고 있다./사진=김대영 기자


여야 국회의원들과 포스코그룹사 노조와 한국노총, 금속연맹이 한목소리로 'K스틸법'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하며 "철강이 무너지면 제조업의 뿌리가 함께 흔들린다"고 경고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계류 중인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 기술전환 특별법'(K스틸법)이 8월 발의 이후 석 달째 심의 문턱을 넘지 못하자 노조 측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다.


어기구 의원은 4일 국회에서 열린 'K-스틸법, 조속한 입법 및 철강산업'국가전략산업'보호 촉구'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50% 철강 관세와 유럽의 고율 관세 강화로 국내 철강산업이 전례 없는 위기에 놓였다"며 "여야 106명이 공동 발의한 K스틸법이 11월 내 반드시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국회 철강포럼 공동대표인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 권향엽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의원을 비롯해 김종민·허종식·임미애 의원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장재성 금속연맹 상임부위원장, 포스코 노조위원장이자 포스코그룹사노동조합연대 의장인 김성호 위원장, 이재열 포스코DX 위원장 등 포스코계열사 노조 대표들도 동참했다.


이상휘 의원 역시 "철강산업은 대한민국 제조업의 심장"이라며 "법 제정과 함께 정부의 전기요금 감면 등 현실적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향엽 의원은 "산자중기위 법안소위에 계류 중인 K스틸법의 신속한 심의가 필요하다"며 "시행이 늦어질수록 철강의 골든타임이 무너진다"고 경고했다.


이어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철강은 산업의 주춧돌이자 국가 경쟁력의 뿌리"라며 "여야 대치 속 법안이 표류하는 사이 노동자는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수소환원제철·저탄소 공급망 전환이 전세계 표준으로 자리잡는 가운데 한국은 여전히 규제에 묶여 있다"며 "산업의 속도와 현실을 반영한 입법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김성호 포스코 노조위원장은 "포항·광양의 중소 철강업체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며 "철강은 안보이고, 안보가 곧 철강이다. 미국과 유럽은 보조금으로 자국 산업을 지키지만 우리는 중국산 저가 공세에 무방비로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정부가 오픈마켓 논리에서 벗어나 철강을 국가전략산업으로 명시해야 한다"며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는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철강산업 고도화 방향을 제시했다. 공급과잉 품목(형강·강관 등)의 선제적 설비조정, 수출·통상 대응, 특수탄소강 등 미래 유망분야 2000억원 지원, 저탄소 전환 실증사업(수소환원제철) 추진 등이 핵심이다.

그러나 노동계는 "정부의 현 정책만으로는 현장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며 "법 제정과 병행된 구체적 재정지원·현장 상황을 반영한 정책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