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뭡니까] 8억원 쓴 미식행사 지역 대표음식 활성화는 뒷전
미쉐린 쉐프 초청에 수억 쓰면서 밀면 등 로컬푸드 홍보는 소홀
김효정 시의원 "시민들 세금으로 '그들만의 잔치' 하는데 그쳐"
부산=김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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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관광공사가 8억원의 예산을 들여 미식행사를 진행하면서 정작 지역 대표 음식을 활성화하는데는 소홀히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부산시의회에 따르면 김효정 시의원(북구 덕천·만덕)은 지난 17일 부산관광공사 행정사무감사에서 '글로벌 미식 도시' 브랜딩을 내세운 미쉐린 가이드 연계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미식 관광 사업이 대다수 소상공인은 배제한 채 일부 유명 식당과 해외 관계자들만을 위한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60명 행사에 2억, 와인바 투어…시민과 동떨어진 사업들
지난 4월 열린 '가스트로 도모(GASTRO DOMO, 부산 셰프의 날)' 행사는 참가자가 60여 명에 불과했음에도 약 2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김 의원은 "이미 홍보 지원 없이도 자생력을 갖춘 미쉐린 선정 식당 관계자들을 위해 또다시 세금을 들여 축하 파티를 열어준 셈"이라며 사업의 필요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이 행사는 저명인사 초청을 이유로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으로 진행돼 사업자 선정 과정의 공정성마저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지난 3월에도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A50BR)' 관계자 팸투어 일정에 '고급 와인바 교류 행사'가 포함돼 논란을 빚었다. 김 의원은 "시민 참여가 없는 행사에서 세금으로 고급 와인바 네트워킹을 지원한 것은 생활 물가와 임대료에 허덕이는 지역 소상공인의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다"고 질타했다.
◇ 미쉐린에 8억 쏟을 때, 로컬푸드엔 2000만원
예산 배분의 극심한 불균형은 이번 논란의 핵심이다. 공사가 이처럼 소수를 위한 미쉐린 관련 사업에 8억원을 쏟아붓는 동안 부산의 정체성이자 진짜 매력으로 꼽히는 '로컬·스트리트 푸드' 활성화 사업 예산은 2000만원짜리 가이드북 제작이 전부였다. 이는 미쉐린 관련 사업 예산의 고작 2.5%에 불과한 수준이다.
김 의원은 "수억 원을 쏟아부어 소수의 셰프와 와인바를 홍보하는 동안 부산의 맛을 대표하는 돼지국밥과 밀면은 사실상 방치된 것"이라며 "이는 부산의 대다수 자영업자와 시장 상인, 시민들의 눈높이에 전혀 맞지 않는 행정"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부산을 찾는 관광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부산만의 맛'을 즐길 수 있는 노포와 숨은 로컬 맛집을 발견하는 경험"이라고 강조하며 "보여주기식 행사를 지양하고 동네 상권, 소상공인과 적극적으로 상생하는 데 사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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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김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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