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불과 몇달 앞두고 부산 현역 구청장 '징계 도미노'
사상구청장 제명 이어 금천구청장도 윤리위 제소
이준호 시의원 등 출마예정자들 사태 추이 촉각
부산=김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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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현 부산 금정구청장이 최근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에 제소되면서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조병길 사상구청장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제명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현역 단체장이 윤리위 심판대에 오르면서 현역 단체장 공천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차기 금정구청장 자리를 노리는 출마 예정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셈법이 복잡해지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윤 구청장은 지난 4월 초 휴가를 내고 방문한 필리핀의 한 숙소 내 카지노에 출입한 사실로 윤리위에 제소됐다. 당시 그는 미화 200달러(약 28만원)가량의 소액으로 게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시점이다. 윤 구청장이 해외로 나간 시점은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선고 직후로 국가적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윤리강령은 '당원은 도박이나 내기 골프 등 사행행위를 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윤 구청장은 "공인으로서 처신이 신중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며 사과했다.
지역 정가가 이번 사안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바로 '조병길 사상구청장 제명'이라는 선례 때문이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는 지난 3일 내부 정보를 이용해 재개발 지역 주택을 매입했다는 의혹을 받은 조 구청장에게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결정했다.
잇따른 현역 단체장의 윤리위 회부는 당의 엄격한 공직기강 잣대를 보여주는 동시에 내년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현역이라도 결격 사유가 발견되면 물갈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이 최근 당 소속 단체장을 상대로 역량 평가를 실시해 공천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이러한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 국민의힘 이준호 시의원 등판론 '솔솔'
2024년 10월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윤 구청장은 본인의 재선 도전 의지가 강할 것으로 보이나 윤리위의 징계 결과가 그의 정치적 미래를 좌우할 결정적 변수다. 만약 '당원권 정지' 이상의 중징계가 나와 공천에서 배제될 경우 금정구청장 자리는 무주공산이 되며 새로운 후보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 경우 지난 보궐선거 당시 공천 경쟁에 나섰던 후보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판이 짜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금정구를 지역구로 둔 이준호 부산시의원의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외에도 지역 기반이 탄탄한 전·현직 금정구의원 등 잠룡들이 후보군으로 부상할 수 있다. 다만 아직 윤 구청장에 대한 징계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잠재 후보군이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조심스럽게 여론의 추이를 살피는 분위기다.
◇ 더불어민주당 "지난 보선 주자들 재등판"
더불어민주당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단연 김경지 변호사다. 김 변호사는 지난 보궐선거에서 류제성 조국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해 야권 단일후보로 나섰다. 비록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에게 패했지만 39.57%라는 적지 않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는 평가다. 재선 구의원 출신인 이재용 금정구의원은 지난 보궐선거 당시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출마 의사를 밝혔던 후보다. 3선 구의원을 지낸 조준영 구의원 역시 지난 보선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후보다.
한편 지난 보궐선거에서 김경지 후보와 단일화했던 조국혁신당 소속 류제성 변호사의 행보도 변수다. 류 변호사는 당시 단일화를 위해 후보직을 사퇴하고 김 후보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이 독자 후보를 낼 경우 유력한 카드로 다시 등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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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김동기 기자
머니s 영남지사 김동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