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구미 AIDC, 여전한 내부거래… '그룹 백년대계' 흠집
[비즈S+]삼성그룹 450조원 투자 선봉 선 삼성SDS, 내부거래 심화 불가피
양진원 기자
공유하기
삼성그룹이 45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삼성SDS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AIDC) 구축이 주목받는다. 기존 삼성전자 경북 구미 1공장을 AI 데이터센터로 리모델링하는 것인데 삼성SDS의 고질적인 내부거래 심화 우려가 고개를 든다.
해당 AIDC는 삼성 계열사 중심 운용이 불가피한 만큼 외부 수요 확대보다는 그룹 AI 인프라 지원에 집중할 전망이다. 내부거래가 대부분인 삼성SDS 사업구조상 한계로 삼성그룹의 대대적인 국내 투자계획이 퇴색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삼성SDS는 오는 2028년까지 경북 구미 1공장에 자체 운영할 대규모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지난해 일부 부지를 215억원에 매입한 삼성SDS는 해당 부지를 리모델링해 대규모 전력·냉각 인프라를 갖춘 AI 전용 데이터센터로 재구축할 계획이다.
삼성그룹의 AI 서비스를 자체 인프라로 충당하겠다는 것으로 모바일 사업에서 힘을 쏟고 있는 갤럭시 AI는 물론 스마트 가전과 반도체 설계 등 그룹이 필요한 AI 역량을 내부에서 해결하려는 의도다. AI 연산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보안 문제를 최소화하고 비용도 절감하려는 전략도 포함됐다.
외부 고객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인 한계는 명확하다. 대기업들은 내부 AI 연산까지 돌려야 하는 만큼 삼성SDS AI 데이터센터를 이용하기엔 위험 부담이 크다. 중소기업들에 국한된 고객사들만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그룹 계열사를 제외하면 구미 데이터센터를 활용할 외부 수요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내부거래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삼성SDS에게도 부담이다. 삼성SDS는 내부거래 비중이 80%대에 달해 관련업계 평균보다 훨씬 높은 편이며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가장 크다. 삼성SDS는 작년 전체 매출 13조8282억원 가운데 특수관계인 매출이 11조1047억원을 차지했다. 2023년 86.5%(13조2768억원 중 11조4910억원), 2022년 80.6%(17조2347억원 중 13조8865억원)이다.
구미 AIDC는 사실상 삼성전자를 지원하기 위한 것인데 구미 데이터센터가 운영을 개시하면 이같은 내부거래 의존도는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SDS는 자체 대규모 AI 서비스를 외부 시장에 공급할 만한 포트폴리오가 충분히 확장돼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삼성SDS도 그룹 전산실을 탈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추진하는 클라우드–AI–데이터센터를 잇는 'AI 풀스택' 전략을 이끄는 회사로서 오픈AI와 손잡는 등 세계 시장 진출에도 나서려고 한다. 최근에는 오픈AI 글로벌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국내 데이터센터 구축에 참여, 설계와 운영을 담당하기로 했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챗GPT 엔터프라이즈 리셀러 지위에 오른 것이다.
전직 SI업계 관계자는 "이미 내부거래가 고착화된 삼성SDS는 이렇다 할 해외 사업도 없다"며 "삼성전자와 계열사에 의지하지 않고 당장의 매출 확대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양진원 기자
안녕하세요 양진원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