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 80%' 삼성SDS, 주병기 공정위원장 내정에 좌불안석
[컴앤스톡] 실적 상승에도 그룹 의존적 사업 구조는 여전
양진원 기자
1,078
공유하기
![]() |
삼성SDS가 실적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부거래 비중이 80%를 웃도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 정부가 공정경제를 기조로 내세우는 가운데 내부거래 규제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주병기 서울대 교수가 공정거래위원장에 내정되면서 삼성SDS 안팎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SDS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과 비교해 5.8% 는 7조17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6% 증가한 489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가운데 삼성전자 등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가 5조6906억원으로 비중은 81.2%에 달한다. 매출 대부분이 그룹 계열사 거래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내부거래 비중은 매년 8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매출 13조8282억원 가운데 특수관계자 매출은 11조1047억원으로 80.3%였다. 2023년에는 86.5%(13조2768억원 중 11조4910억원), 2022년에는 80.6%(17조2347억원 중 13조8865억원)에 달했다. 외형은 커졌지만 내부 의존도에서는 변화가 없는 셈이다. 경쟁사인 LG CNS는 2022년엔 63.24%, 2023년 59.80%를 기록했고 지난해엔 68.65%로 삼성SDS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삼성SDS는 이를 낮추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기존 SI(시스템통합) 사업을 넘어 클라우드, 생성형 AI 서비스로 체질을 개선 중이다. 송해구 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지난 6월 열린 생성형AI 미디어데이에서 "비삼성 고객사를 상대로 사업을 키우는 게 관건"이라며 "대외 시장 매출을 현재보다 10% 더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의지는 강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생성형 AI 시장에서 기술적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특히 특수관계자 중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2022년 삼성전자는 내부거래의 19.2%(2조3362억원)를 차지했고 2023년 20.6%(2조3616억원), 작년엔 23.1%(2조5664억원)였다. 상반기에도 삼성전자는 1조3006억원으로 22.85%다. 삼성전자는 삼성SDS 22.58% 지분율을 확보한 최대주주이고 이재용 회장은 9.2%를 갖고 있다. 삼성물산은 17.08%를 보유한 상태다. 삼성전자와 관련된 비중이 커 과거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등 사익편취 규제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내정된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부거래와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견지해 온 학자다. 그는 "기업 간의 거래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대기업 계열사 지원과 내부거래는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대표적 행위로 본다. 삼성SDS처럼 내부거래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기업은 향후 공정위의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현 정부가 공정한 시장경제를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우는 점도 불안을 키운다. 공정위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인력 충원 지시 이후 집행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대기업 내부거래에 대한 조사 강도는 한층 세질 전망이다. 삼성SDS 입장에서는 공정위 규제 리스크가 실적 개선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SDS는 구조 개선 없이는 언제든 공정위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며 "실적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양진원 기자
안녕하세요 양진원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