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은 중국 현지에서 생산능력을 키워 대응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지난 7월 진행된 중국 자싱공장 착공식. /사진=삼양식품


글로벌 시장에서 '불닭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삼양식품이 중국 자싱공장의 생산설비를 증설한다. 불닭 시리즈의 중국 내 인기에 맞춰 현지 생산능력을 강화해 입지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자싱공장 완공으로 삼양식품이 연 매출 3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 19일 중국 저장성에 있는 자싱공장 생산라인을 6개에서 8개로 확대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자싱공장 생산량은 8억2000만개에서 11억3000만개로 약 38% 증가한다. 공장에 투자하는 금액은 2014억원에서 2072억원으로 58억원 늘린다.

자싱공장은 삼양식품의 첫 해외 생산기지로 2027년 1월 완공이 목표다. 봉지면 6개 라인과 용기면 2개 라인으로 구성되며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모두 중국 내수 시장에 공급된다.


이번 생산라인 확대는 미국과 더불어 삼양식품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서의 탄탄한 불닭 수요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올 들어 3분기 삼양식품 중국법인 누적 매출은 22억1000만위안(약 45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2% 증가했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공장 추가 라인 설치 결정은 밀양 2공장 가동이 시작됐음에도 여전히 수요 대비 부족한 불닭볶음면의 공급을 고려한 의사결정"이라고 분석했다.

공장이 다 지어지기도 전에 설비 확대를 결정하면서 삼양식품이 중국 내수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번 공시의 핵심은 중국 공장 완공 전에 선제적으로 증설을 결정했다는 점"이라며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중국 및 글로벌 수요에 대한 회사의 강한 확신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성장 가속… '연 매출 3조원' 향한다


사진은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불닭볶음면.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은 현지 생산법인 설립과 공장 증설을 통해 시장 대응 및 현지화 전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양식품은 전날 투자 재원 확보 및 재무 건전성 증대를 위해 자사주 7만4887주(1027억원어치)를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마련된 재원은 자싱공장의 생산라인 추가 설치와 신규 스프공장 건설에 투입될 전망이다. 삼양식품은 중국 공장에서 사용될 스프를 생산하기 위해 781억원을 투자해 원주에 새 공장을 짓고 있다.


중국뿐 아니라 전반적인 글로벌 사업 전략의 추진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식품의 물류 자회사 삼양 로지스틱스는 최근 네덜란드에 창고 및 운송업을 전담하는 법인 등록을 마무리했다. 유럽 현지에서 불닭 브랜드의 영향력이 가파르게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결정이다.

자싱공장 설립을 기점으로 삼양식품이 대형 업체의 척도로 꼽히는 '연 매출 3조원 클럽'에 입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양식품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2% 늘어난 1조7141억원으로 올해 연 매출 2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견조한 수요가 이어지고 강화된 생산 능력이 이를 뒷받침하면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외형 확장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연 매출 3조원을 넘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