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자산운용이 롯데렌탈 유상증자 관련 대안을 27일 제시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클립아트코리아


VIP자산운용이 롯데렌탈 지분 5% 보유 공시를 통해 롯데렌탈 유상증자 관련 시장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27일 제시했다.


VIP운용은 그동안 일반주주의 지분가치를 희석시킬 우려가 있는 제 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롯데렌탈 이사회는 대주주 변경에 따른 회사채 조기상환 청구 가능성을 들어 유상증자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이에 VIP운용은 유상증자가 불가피할 경우 회사채 조기상환이 종료된 이후 여유 자금을 자사주 매입 소각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주주가치를 제고해 줄 것을 제언했다.

지난 6월 VIP운용이 공개적으로 롯데렌탈 유상증자에 반대의사를 밝힌 이후 롯데렌탈 매각은 소액주주 편취사례로 꾸준히 거론되며 시장의 비판이 커져 왔다. 하지만 VIP운용은 공시를 통해 주주가치 회복을 전제로 기존 입장에서 나아가 합리적인 상생안을 제시했다. 롯데렌탈 측에서 이를 수용한다면 대주주 변경도 원칙적으로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밝혔다.


VIP운용은 롯데렌탈 지분 5.2%를 취득했다고 이날 공시하면서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명시했다. 일반투자는 단순투자목적과 달리 주주로서 배당확대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적극적으로 요구할 때 이용된다.

VIP운용은 이번 공시를 통해 유상증자에 대한 공방보다 롯데렌탈의 기업가치 제고가 더 시급한 과제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두자릿수의 영업이익 성장에도 인수 불확실성과 유상증자로 인한 지분희석 우려 때문에 롯데렌탈 주가는 연초대비 9% 상승에 그쳐 같은 기간 65% 상승한 코스피 수익률을 현저히 하회하고 있다.


VIP운용은 "여전히 해당 유상증자는 불필요하다"며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수탁자로서, 스튜어드십 코드에 의거해 적극적인 주주행동에 나섰다"고 했다. 그러면서 롯데렌탈 이사회에 3가지 정책 시행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먼저 유상증자가 불가피하다면 회사채 조기상환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대로 여유 자금을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유상증자가 강행되면 일반주주는 지분율이 20% 희석된다. 회사채 조기상환 등 문제를 해결하고 남는 자금을 포함한 여유 현금은 희석된 주주가치를 보전하는 데 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롯데렌탈의 현금 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상증자 이유로 제시했던 신사업 인프라 구축 등 긴급한 자금상의 필요는 대부분 해소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꾸준히 성장하는 영업이익과 업계 평균 대비 낮은 부채비율을 고려하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활용할 여유 현금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지난해 발표한 밸류업 계획의 신속한 이행과 함께 향후 주주환원계획을 수립할 때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소각을 우선시하라고 요구했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9월 발표한 기업가치제고계획에서 주주환원율 목표를 40% 이상으로 제시한 바 있다. VIP운용은 "지금과 같이 롯데렌탈의 주가가 기업의 내재가치 대비 현저히 저평가되어 있는 국면에서는 현금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소각을 우선시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자본잉여금을 활용한 감액배당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롯데렌탈은 현재 약 6700억원의 자본준비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해 감액배당하면 비과세 배당이 가능하다. 실제로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도 쌍용 C&E 인수 후 2021년 감액배당을 활용해 주주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김민국 VIP운용 대표는 "유상증자 후 여유 현금을 활용한 자사주 매입소각은 새로운 대주주뿐만 아니라, 공모가 5만9000원에 들어와서 손해를 보는 장기주주와 우리사주에 투자했던 임직원, 밸류업 공시를 믿고 투자한 기관투자자까지 모든 주주가 혜택을 입을 수 있는 방안"이라며 "롯데렌탈 이사회가 새로운 대주주 및 일반 주주가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