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에 대해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를 포기하고 철수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사진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27일(현지시각)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집단안보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자회견 한 모습. /사진=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를 포기하고 철수해야 평화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각)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 후 "전쟁을 끝내는 길은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하고 있는 영토에서 철수하는 것뿐"이라며 "그들이 철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군사적 수단으로 이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를 '법적' 영토로 인정해야 한다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미국과 논의하는 요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2014년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와 2022년 이후 일부 점령한 도네츠크·루한스크 전역, 헤르손·자포리자 현재 점령 지역을 정당한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라는 뜻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 측과 협의를 통해 만든 것으로 알려진 종전안 초안 28개 항은 돈바스와 크림반도를 '법적'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지 않는다.


푸틴 대통령 발언에 대해 우크라이나 측은 영토 양보는 없다는 입장이다.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지난 27일 미국 잡지사 디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제정신인 사람 중 영토를 포기하는 문서에 서명할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우크라이나 대통령인 이상 누구도 우리가 영토를 포기할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그는 영토 포기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