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대만 보안은 '최신'·한국은 '구식'… 정무위 "역차별" 지적
이헌승 의원 "사고 터지자 대만엔 '보안 강화' 홍보, 사고 난 한국은 뒷전"
"돈은 한국서 벌면서 김범석 코빼기도 안 보여… 국감 증인도 불참"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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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한국 시장에서 막대한 돈을 벌어가면서 정작 보안 투자는 대만 등 해외 시장에 우선 적용하고 있다는 '역차별' 논란이 국회를 달궜다. 실질적 오너인 김범석 의장의 잇따른 한국행 기피 행보도 도마 위에 올랐다.
3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쿠팡이 대만 시장에는 최신 보안 기술을 도입하면서 정작 주력 시장인 한국은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박대준 쿠팡 대표에게 "김범석 의장이 있었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했겠느냐"며 말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김 의장은) 지난번 국정감사에 두 번이나 증인으로 채택됐는데 불참했고, 이번 위원회 출석 요구에도 나오지 않았다"며 "한국에 보통 어느 정도 체류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박 대표가 "개인적인 귀국 여부는 모르지만, 제가 올해 국내에서 만난 적은 없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1년 중 일주일도 오지 않는다는 거냐"며 "김범석 의장은 돈은 한국에서 다 벌어가면서 한국에는 발걸음도 하기싫다는 거냐"고 강하게 비난했다.
김범석 의장의 과거 발언도 소환됐다. 이 의원은 "김 의장이 2019년 인터뷰에서 '한국인은 큰물에서 놀지 못해 시야가 좁고 스마트하지 못하며 정직하지도 않다'며 경영진 전원을 외국인으로 꾸린 이유를 말했다고 한다"며 김 의장의 한국인 비하 인식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쿠팡의 '한국 홀대론'이 보안 정책에서도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 대만 쿠팡에서는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최신 '패스키' 기술을 독자 개발해 보급했다"며 "그런데 왜 정작 한국에는 그 전자키를 적용하지 못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이번 사태가 터지자마자 쿠팡은 대만 언론에 '한국 사이버 보안 사고에 대한 내부 조사 진행 상황'이라는 자료를 배포하고 2시간 만에 조처했다"며 "한국에 만약 최신 패스키를 도입했다면 이런 사고가 일어났겠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박 대표는 "훨씬 더 안전하게 서비스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이 의원은 "만약 대만이나 해외 사업장에서 이런 대규모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면 쿠팡이 지금처럼 안일하게 대처했겠느냐"며 "한국 시장에 즉각적인 패스키 도입과 피해 보상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박 대표는 보안 기술 도입 지연 등에 대해 "미흡했던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조속히 검토해서 한국에도 도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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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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