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코스닥] 더핑크퐁컴퍼니, 보호예수 해제 앞두고 개미 피해 우려
공모가 20% 하락 속 18일 대규모 물량 출회…공모가 산정 방식 논란도 재점화
김병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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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코스닥]은 국내 코스닥 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코너입니다.
글로벌 히트 콘텐츠 '아기상어'(Baby Shark)로 유명한 더핑크퐁컴퍼니가 상장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며 개인 투자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게다가 곧 대규모 보호예수 해제도 앞둬 시장 출회 물량 부담으로 개인 투자자 피해 우려가 더욱 커지는 상황.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더핑크퐁컴퍼니는 지난 11월18일 공모가 3만8000원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9일 종가 기준 3만500원을 기록하며 공모가 대비 20% 가까이 하락했다. 상장 당일 장중 6만1500원까지 치솟으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렸지만 이후 급락세를 보이며 공모가 방어에 실패했다.
오는 18일에는 기발행 주식의 11.08%에 달하는 보호예수 물량이 시장에 풀린다. 내년 2월 135만주(9.42%)과 5월 269만주(18.75%)에도 순차적으로 보호예수 물량이 해제되며 주가 하락 압력이 지속될 전망이다.
캐릭터 업계선 이례적 'EV/EBITDA'…공모가 산정 논란
주가 하락과 맞물려 더핑크퐁컴퍼니의 공모가 산정 방식에 대한 의문도 재점화되고 있다. 회사는 공모가 산정 시 시가총액 5조~16조원대 일본 대기업인 산리오, 카도카와, 토에이 애니메이션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다. 여기에 캐릭터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EV/EBITDA(기업가치/세전영업이익) 평가법을 적용했다.EV/EBITDA는 주로 조선·방산 등 고정자산 규모가 큰 제조업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는 조선주 에스엔시스와 방산주 삼양컴텍 정도가 EV/EBITDA를 적용했다. 캐릭터 기업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회사 측은 콘텐츠 산업 특성상 상각비와 환율 변동에 민감해 이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회사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12개월 실적에서 더핑크퐁컴퍼니는 영업이익 202억원, 순이익 144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SAMG엔터는 순이익 281억원, 영업이익 151억원으로 순이익이 영업이익을 크게 상회했다. 영업이익 기준인 EV/EBITDA가 더핑크퐁컴퍼니의 공모가를 높이는 데 유리했다는 분석이다.
3분기 실적 정체에 저출산·IP 수명 한계 과제
더핑크퐁컴퍼니의 최근 실적 둔화도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다. 연결 기준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은 6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26억원으로 전년 동기(125억원)와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회사는 2019년 첫 상장 추진 때도 영업이익이 2018년 74억원에서 2019년 311억원으로 급증했다가 상장 포기 이후 2023년 39억원까지 악화된 바 있다. 이번에도 2024년 영업이익이 188억원으로 급증했지만 올해 들어 성장세가 꺾였다. 이와 관련해 최정호 재무이사는 지난달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실적은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 수치 제시는 어렵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저출산 기조가 구조적 리스크로 작용한다. 회사는 투자설명서에서 2050년 전세계 합계 출산율이 1.83명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미국법인을 제외한 글로벌 확장 성과는 미흡하다. 올해 3분기까지 일본법인 매출은 2억원에 그쳤다.
2016년 출시된 주력 IP '아기상어'의 수명 문제도 과제다. 후속 IP인 '베베핀'과 '씰룩' 등이 아기상어만한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저출산 기조와 IP 수명 한계라는 구조적 리스크를 극복할 가시적 성과를 증명하는 것이 회사의 가장 큰 숙제"라며 "보호예수 해제가 본격화되면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 압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핑크퐁 관계자는 "18일 상장 이후 회사의 펀더멘탈에는 큰 변화가 없으며, 현재의 주가 변동은 보호예수 물량이 원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현재 회사는 주가 안정을 위해 시장과 소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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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