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는 타이어뿐 아니라 배터리 성능까지 약화시키므로 장기 주차 시에는 실내 보관과 정기적인 시동 유지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10년동안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8% 줄었지만 이륜차 사고는 52.7% 늘었다. 겨울철은 모터사이클 사고 위험이 가장 크게 높아지는 시기다. 낮은 온도, 결빙, 시야 저하 등 주행 환경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평소처럼 달리면 괜찮을 것 같아도 겨울에는 작은 실수 하나가 큰 사고로 이어진다.


겨울을 안전하게 보내려면 타이어 상태부터 점검해야 한다. 고무는 온도가 낮아질수록 단단해져 접지력이 떨어진다. 겨울이 되면 타이어 성능이 다른 계절보다 30~40%까지 감소한다고 전해진다. 타이어가 충분히 예열되기 전에는 급가속이나 급코너 진입을 삼가야 한다. 아침 시간대나 그늘진 곳, 시멘트 도로는 노면 온도가 쉽게 오르지 않아 미끄러지기 쉽다. 출발 후 첫 10분은 평소보다 느리면서 부드럽게 주행하며 타이어 온도를 서서히 높이는 것이 안전하다.

겨울 도로의 최대 난관은 결빙 현상이다. 언뜻 보면 마른 노면처럼 보여도 블랙아이스가 얇게 얼어 있는 구간이 많다. 이런 곳에서 급제동을 하면 즉시 미끄러지며 제어력을 잃기 쉽다. 가장 효과적인 대응은 속도를 낮추고 조작을 부드럽게 하는 것이다. 제동이 필요할 때는 브레이크로 한 번에 속도를 줄이기보다 스로틀을 천천히 닫아 엔진 브레이크로 먼저 감속하는 것이 안전하다. 앞브레이크나 뒷브레이크를 고르게 사용해 미끄러짐을 최소화 할 필요도 있다.
겨울철에는 낮은 온도와 결빙으로 타이어 접지력이 크게 떨어지므로 평소보다 서행하고 부드러운 조작이 필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라이더 신체 상태도 겨울에는 주행에 큰 영향을 미친다. 체온이 떨어지면 반응 속도가 느려지고 손끝 감각이 둔해진다. 작은 조작 실수가 전도(넘어짐)로 이어지기도 한다. 방한 장갑, 부츠, 넥워머, 발열 인솔 등은 단순히 체온을 유지하는 장비가 아니라 안전장비에 가깝다. 손의 체온이 낮아지면 브레이크 조작 자체가 불안정해지므로 신경 써야 한다.


겨울철은 해가 빨리 지기때문에 자동차가 라이더를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자동차 움직임을 예측하며 주행하고 필요하면 전조등·상향등·경적 등을 활용해 내 존재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보이기 위한 운전'이 안전을 좌우한다.

배터리 관리도 필수다. 추위는 배터리 효율을 급격히 떨어뜨려 며칠만 주차해도 시동이 걸리지 않는 일이 잦다. 주 1회 이상 시동을 걸어 충전하고 가능한 한 실내나 지하 주차장을 이용해 배터리 온도 변화를 줄이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운전시 평소보다 더 강한 집중력을 당부한다. 황준승 교통과사람들 연구소장은 "요즘은 배달용이든 개인용이든 주행 중 휴대전화를 보는 라이더가 많다"고 지적하며 "추운 날씨에는 방한 장비로 몸이 둔해지고 조작도 어려워지는데 휴대전화 알림이나 화면이 시선을 빼앗으면 사고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고 했다.

황 소장은 "배달 라이더는 콜 알림 때문에 더 자주 시선을 빼앗기고 일반 라이더도 통화나 화면 확인 빈도가 최근 늘었다"며 "겨울에는 특히 운전에만 집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