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회장의 반도체 뚝심… 두산, 체질개선 본궤도
두산, SK실트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에너지·로봇·반도체 중심 사업 재편 탄력
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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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SK실트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 확대가 기대된다. 반도체를 핵심 성장 축으로 삼고 꾸준히 투자를 단행해온 박정원 회장의 뚝심이 그룹의 체질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최근 SK실트론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두산그룹을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나머지 지분 29.4%는 제외됐다.
반도체 웨이퍼 전문 제조기업인 SK실트론은 12인치 웨이퍼 기준 세계 시장점유율 3위다. 당초 인수 후보자로 사모펀드 운용사 등이 거론됐으나 두산이 이들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박정원 회장의 의지가 그만큼 강했다는 후문이다.
SK실트론 인수를 끝내면 두산그룹은 중공업에서 에너지·로봇·반도체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게 된다.
박 회장은 2016년 초 두산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 대대적인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개편 작업을 추진해왔다. 취임 첫해 연료전지·협동로봇을 신성장동력의 승부처로 낙점하고 두산퓨얼셀과 두산로보틱스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국내 수소 발전사업 생태계 구성 및 사업다각화를 모색한 후 설립한 두산퓨얼셀은 현재 세계 1위로 성장한 대한민국 수소 발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2018년부터 줄곧 국내 협동로봇 시장 점유율 1위 자리에 있으며 글로벌 협동로봇 업계 톱5에 진입했다.
박 회장은 이후 반도체 사업으로도 눈을 돌렸다. 지난 2022년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기업 테스나를 4600억원에 인수했다. 박 회장은 "반도체는 두산의 새로운 승부처로서 기존 핵심 사업인 에너지, 기계 분야와 더불어 또 하나의 성장 축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이번 SK실트론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면 두산은 반도체 소재와 후공정 부문에서 사업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실적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AI 확산에 따른 선단 로직 반도체 및 메모리 수요의 동반 회복으로 선단 공정용 12인치 웨이퍼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두산의 이번 SK실트론 인수가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실트론은 글로벌 과점 구조 속에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자산으로 인수 완료 시 두산의 지분가치 및 포트폴리오 질적 수준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한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약 6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 추가 반영 여지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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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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