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25] 네이버페이·두나무 결합… 디지털자산·결제 경계 흐려졌다
[경제금융 10대 뉴스] ⑧'20조 핀테크 빅딜', 플랫폼 금융의 새 시험대
홍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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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핀테크 업계에서는 네이버페이와 두나무의 결합이 공식화되며 결제와 디지털자산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졌다.
네이버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겠다고 지난달 26일 공시했다. 교환 비율은 두나무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2.54주다.
합병은 주주총회 특별결의와 합병 승인 이사회를 거쳐 진행되며 전체 절차는 내년 6월 30일께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절차가 마무리되면 두나무는 네이버의 손자회사가 되고,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이번 결합으로 연간 결제액 약 80조원을 처리하는 네이버페이와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인프라가 하나의 그룹 아래 묶이게 됐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결제·지갑·거래·디지털자산을 포괄하는 '20조원 규모 핀테크 공룡'의 탄생으로 평가했다.
다만 합병이 알려지자 시민사회와 정책 당국을 중심으로 우려도 제기됐다. 핵심 쟁점은 데이터 결합과 시장 지배력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보유한 결제·소비 데이터와 두나무의 자산 규모·거래 패턴 정보가 연계될 경우 개인의 금융·소비 성향을 종합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고도의 민감 정보가 형성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스테이블코인 이슈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네이버는 두나무와 스테이블코인, 비상장주식 거래 등 다양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합병 이후 네이버 플랫폼에서 발행·결제·유통까지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질 경우 심판이자 중개자인 플랫폼이 동시에 '선수'로 뛰는 이해상충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은행도 빅테크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성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한은은 "빅테크가 강력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금융·결제 서비스를 통합할 경우 독점적 지위가 강화될 수 있다"며 금산분리 원칙과의 충돌 가능성을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네이버·두나무 결합을 주시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가상자산과 금융은 현재 금가분리 체계 아래 있다"며 "입법이 완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빅테크가 규제 공백을 활용할 경우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신고서 제출 과정에서 사회적 논의를 촉발할 수 있는 수준의 정보 공개를 주문하기도 했다.
이번 결합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와 금융당국의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이라는 두 개의 관문을 남겨두고 있다. 디지털자산과 결제의 결합이 혁신이 될지 새로운 규제 시험대가 될지는 2026년 제도 설계와 감독 방향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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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