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용인시장이 31일 시청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지방 이전론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동우 기자


이상일 용인시장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지방 이전' 주장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 시장은 일부 지역 정치권과 정부 인사의 발언이 국가 전략산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지적하며 "국가의 운명이 걸린 사업을 정쟁의 도구로 삼는 것은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시장은 31일 시청 컨벤션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대규모 투자가 집행되고 공정이 상당 부분 진행된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단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옮기자는 주장은 현실을 외면한 어불성설"이라며 "이런 식의 흔들기는 나라를 망치는 일"이라고 말했다.

용인 처인구 원삼면에 조성 중인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첫 번째 팹 공사가 지난 2월 착공됐다. 산단 조성 공정률은 70%를 넘겼다. 전력과 용수 등 기반시설 공정도 대부분 마무리 단계다. 1기 팹은 2027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한다.


이 시장은 "이미 1조원 규모의 투자가 확정돼 보상과 기반 시설 구축이 진행 중인 사업"이라며 "지금 와서 판을 다시 짜자는 것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환경·교통 영향평가와 전력·용수 계획을 다시 수립하면 수년이 걸린다"며 "그 시간 동안 글로벌 경쟁국은 앞으로 치고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용인의 입지 경쟁력도 강조했다. 기흥·화성·평택의 삼성 반도체 벨트와 이천의 SK하이닉스, 판교의 팹리스 산업을 잇는 중심에 용인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어 "소부장 기업과 인력, 주거·교육·교통 인프라가 이미 집적돼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정부를 향해 공식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 시장은 "일부 정치인과 장관의 발언이 정부 공식 입장인지 분명히 밝혀 행정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26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용인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입주하면 그 두 기업이 쓸 전기의 총량이 원전 15개, 15기가와트 수준이라서 꼭 거기에 있어야 할지, 지금이라도 지역으로, 전기가 많은 쪽으로 옮겨야 되는 건 아닌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경기도의 대응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경기도 핵심 산업이 정치적 논쟁에 휘말려 있는데 도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며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정부를 향해서도 "일부 정치인과 장관의 발언이 정부 공식 입장인지 분명히 밝혀 행정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시장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문서 속 계획이 아닌 이미 진행 중인 국가 프로젝트"라며 "용인시는 흔들림 없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