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존망 달렸는데… 삼성SDS, 삽도 못 뜬 '해남 AIDC' 좌불안석
지난해 통과 노렸던 금융심사 절차 지지부진… 삼성SDS 컨소시엄, 다급함에 부지 현장 방문
양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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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중장기 성장 전략이 걸린 국가 인공지능(AI) 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이 출발선에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사업을 주도하는 삼성SDS 컨소시엄이 착공조차 하지 못한 채 행정·금융 절차에 발이 묶이면서 그룹 차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삼성SDS는 네이버, KT, 카카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남 해남에 총 2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2028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사업은 정부가 추진하는 초대형 AI 인프라 프로젝트로 삼성그룹이 내세운 '미래 먹거리'의 상징적 출발점으로 평가 받는다.
컨소시엄 지분은 삼성SDS가 30%대로 가장 많고 정부가 29%, 네이버클라우드가 26%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각각 5% 내외, 카카오가 3%대, KT가 1%대를 보유한 상황이다.
문제는 지지부진한 속도다. 삼성SDS 컨소시엄은 1단계 기술 심사를 통과했지만 2단계 금융 심사에서 발목이 잡혔다. 해당 심사는 한국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할 삼성SDS 컨소시엄 자본 조달 계획과 정책금융 지원 자격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 중이다. 당초 지난해까지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건립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각종 행정 절차가 지연돼 답보 상태다.
2028년 완공 시점이 이미 못 박힌 상황에서 착공이 늦어질수록 압박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많다. 이에 삼성SDS 컨소시엄은 지난 7일 직접 전남 해남 AI데이터센터 부지를 찾아 행정 절차에 속도를 내달라는 뜻을 내비쳤다. 사업자 스스로 현장을 찾을 만큼 내부 위기감이 커졌다는 해석이다.
이 사업은 삼성그룹 차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삼성은 지난해 11월 지역 균형 발전을 명분으로 국내에 총 45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해남 AI데이터센터가 첫 단추로 꼽힌다. 시작부터 지연될 경우 그룹 전체 투자 로드맵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사업 내실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삼성SDS는 기존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은 있지만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전문성과 노하우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 때문에 컨소시엄에 참여한 네이버와 카카오, KT AI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에 상당부분 의존해야 할 상황이다. LG CNS 등 경쟁 사업자들은 이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수출에 나서며 두각을 나타내는 중이다. 국내 대표 IT서비스 기업이라는 삼성SDS 위상과 비교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삼성SDS는 그룹의 장기 목표를 위해 단독 입찰 부담까지 감수하며 이번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착공조차 못 한 채 사업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내부적으로 책임론과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일반 데이터센터와 달리 AI데이터센터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막대한 돈이 드는 사업인 만큼 국책은행이라해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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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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