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사진=뉴스1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50%로 또다시 동결했지만 차주들의 체감 이자 부담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릴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지면서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이를 준거로 삼는 은행권 대출금리도 상향 압력을 받는 모습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는 연 3.91~6.21%로 집계됐다. 금통위(금융통화위원회)가 열렸던 지난해 11월27일(연 3.77~6.07%)과 비교하면 불과 두 달 사이 금리 상·하단이 모두 0.14%포인트 상승했다.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배경에는 금리 인하 기대 후퇴가 있다. 채권시장은 기준금리 자체보다 향후 금리 인하 시점과 속도를 먼저 반영하는 특성이 있는데 한은과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기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그간 선반영됐던 인하 기대가 되돌려졌다. 이로 인해 국채와 금융채 금리가 오르고 이를 준거로 삼는 은행권 대출금리도 상방 압력을 받는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담대 5년 고정형 금리의 준거 기준인 금융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전일(14일) 3.497%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27일 기준금리 동결 당시(3.456%)보다 0.041%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고정금리는 통상 은행채 장기물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되는 만큼 시장금리 상승이 고정형 주담대 금리에도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에도 상방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 신규취급액 기준 금리는 지난 11월 기준 2.81%로 전월대비 0.24%포인트 상승했다. 2022년 11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코픽스는 은행권 조달비용이 반영되는 지표로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경우 변동형 주담대 금리 부담도 당분간 완화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가 예상보다 매파적(긴축)으로 읽힌 점도 대출금리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는다.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문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생략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문에서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세 회복을 지원해 나가되, 이 과정에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