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리기엔 부담 컸다… 환율·집값·물가 3중고에 발 묶인 한은
홍지인 기자
공유하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새해 첫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전원 일치로 동결했다. 환율과 물가 부담이 이어지고 수도권 주택시장 불안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추가로 조정하기에는 부담이 컸다는 분석이다.
1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7·8·10·11월에 이어 다섯 차례 연속 동결이다. 한은은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인하한 이후 추가 완화에 신중한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결정은 고환율 기조와 물가 상승 압력, 수도권 집값 불안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안정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더 낮출 경우 환율과 부동산 시장에 자극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환율 부담은 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낮) 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3.8원 오른 1477.5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 이후 1420원대까지 하락했지만 최근 다시 1400원대 중후반으로 올라선 상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중요한 결정 이유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연말보다 환율이 다시 높아진 만큼 상당한 경계감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펀더멘털 외에도 수급 요인이 환율에 상당 부분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를 자극해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전월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웃돌고 있다.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2.6%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택가격 상승세도 금리 인하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정부가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고강도 대출 규제를 시행했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는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첫째 주(5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8% 상승해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48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문에서도 금융안정 리스크를 주요 고려 요인으로 제시했다. 금통위는 "물가상승률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성장은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고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다"며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평가를 종합하면 당분간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환율과 주택시장,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남아 있어 통화정책을 완화 쪽으로 전환할 명분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 통화정책방향문에서 '기준금리 인하' 관련 문구가 삭제된 점도 동결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는 신호로 해석된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과 물가, 부동산 등 금융안정 여건을 보면 정책 전환의 명분이 뚜렷하지 않다"며 "현 수준의 기준금리가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홍지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