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형 공공임대주택 평균대기 기간(2019년~2024년 07월) 국회교통위원회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건설형 공공임대주택 입주대기 기간 자료 재인용. /자료제공=경기도


공공주택 공급 추이(준공실적 기준). 공공임대 물량은 공공임재주택 준공실적에 매입임대주택과 전세임대주택의 공급실적(사업승인 기준)을 합산해 산정. /자료제공=국토교통부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공급량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으며, 입지와 품질 문제로 인해 '대기자 속출'과 '빈집 발생'이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적 모순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공공주택 정책을 '임대 안전망'과 '자가 사다리'를 동시에 복원하는 방향으로 재설정해야 한다는 제안이 제기됐다.


22일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임대 안전망과 자가사다리: 공공주택 공급회복 조건' 연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사기와 월세 전환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집에 대한 요구가 커졌지만, 정작 공공주택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 분석 결과, 2023년 기준 공공주택 공급량은 11만8000가구로 지난 10년 평균인 연 14만4000가구에 크게 못 미쳤다. 특히 저소득층과 청년층의 주거 지지대 역할을 하는 공공임대주택은 연평균 12만 가구 수준에서 9만2000가구까지 급감하며 공급 기준선 아래로 떨어졌다.


공공임대주택 재고 자체는 꾸준히 늘었다. 2023년 기준 장기공공임대주택은 172만 가구로 전체 주택의 7%를 넘겼다. 하지만 재고 증가의 상당 부분이 전세 임대나 매입임대에 집중되면서 입지와 품질 문제가 동시에 불거졌다.

도심에서 멀고 교통이 불편한 곳, 1인이 살기에도 좁은 주택이 늘어나면서 실제 체감되는 주거 안정성은 오히려 낮아졌다는 평가다. 일부 지역에서는 공공임대 경쟁률이 수백 대 1에 이르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공실이 반복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 같은 불일치의 배경에는 예산 구조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2년부터 2025년 사이 장기공공임대주택의 출자와 융자 예산은 각각 3조원 안팎 줄어든 반면, 전세 임대나 분양전환, 임대 리츠 등 수요자 지원 중심 사업에 재정이 집중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연구원은 현 상황을 단순한 물량 부족이 아닌 "공급의 방향과 기준이 흐려진 결과"라고 정의했다. 특히 수도권의 대기 수요와 비수도권의 공실 발생 등 지역 간 불균형이 주거 안정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공공주택 정책의 방향을 '임대 안전망'과 '자가 사다리'를 함께 복원하는 방향으로 재설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먼저 공공임대주택은 국토교통부 중기계획 수준으로 예산 경로를 복원해, 양과 질을 동시에 지키는 기준선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후 임대주택의 관리와 안전 예산은 감축 대상에서 제외해, 이미 살고 있는 주민의 주거 환경도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청년, 신혼부부, 고령층, 전세사기 피해 가구 등 대상별 맞춤형 임대주택을 정밀하게 공급하고, 반복해 비는 주택은 긴급 수요에 신속 배정하는 체계를 상시화해 대기 기간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기덕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주택은 위기 때마다 등장하는 임시 처방이 아니라, 평상시에도 작동하는 주거 안전망이어야 한다"며 "임대에서 시작해 자가로 이어지는 사다리가 다시 연결될 때, 대기행렬은 줄고 주거 불안도 함께 완화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