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토큰증권 유통 플랫폼 개발을 끝내고 24시간 거래 등을 위한 규제 승인을 추진 중이지만 한국은 글로벌 흐름에 다소 뒤쳐진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글로벌 자본시장의 중심인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토큰증권 유통 플랫폼 개발을 끝내고 24시간 거래 등을 위한 규제 승인을 추진 중이지만 한국은 여전히 발걸음이 더디다.


국회 본 회의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돼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지만 유통 플랫폼 구축을 위한 장외거래소 사업자 예비인가 선정이 지연되면서 글로벌 흐름에 다소 뒤처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업계와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NYSE는 블록체인 기반의 24시간 거래 시스템과 즉시 결제 방식을 도입해 전통적인 증권시장의 시간적·지리적 제약을 제거하는 데 중점을 두고 규제 승인 추진에 나섰다.


NYSE의 이 같은 행보는 토큰증권이 대안 금융에서 주류 금융 인프라로 편입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지목된다.

NYSE 모기업인 인터콘티넨털익스체인지(ICE)가 개발 중인 토큰증권 유통 플랫폼의 핵심은 완전한 디지털 전환이며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은 24시간·365일 거래 시스템 구축이다. 기존 주식시장이 정해진 시간에만 거래되던 것과 달리 토큰증권 유통 플랫폼에서는 시간 제약 없이 거래가 가능토록 하는 것이다.


결제 주기의 경우 현재 미국 증시는 거래일 다음 날 결제하는 'T+1' 방식을 사용하지만 새 유통 플랫폼은 거래 체결 즉시 결제되는 'T+0' 시스템을 도입한다. 스테이블코인 결제까지 지원해 글로벌 자본 유입의 장벽을 낮추겠다는 의도다.

24시간·365일 멈추지 않으면서 서버 안정성, 실시간 대량 결제 처리 능력, 글로벌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공신력이 필수 요구되지만 단순 기술 개선을 넘어 증권시장의 근본적 구조 변화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큰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골드만삭스와 뉴욕멜론은행(BNY Mellon) 등 뉴욕 월스트리트의 대형 금융기관들도 이미 토큰증권으로 발행된 머니마켓펀드(MMF) 투자 설루션을 기관 투자자들에게 제공한다. 블랙록(BlackRock) 역시 토큰화 펀드를 출시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전망에 따르면 2030년 국내 토큰증권 시장은 367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규모의 시장을 책임지려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유통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글로벌 자본시장이 토큰화를 대세로 인정하며 인프라 확충 등 변화를 꾀하고 있고 NYSE의 행보는 단순한 신규 사업 확장이 아니라 글로벌 자본시장이 '24시간 거래·즉시 결제'라는 새로운 표준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하지만 국내 시장은 여전히 발걸음이 지지부진하다. 금융위원회의 토큰증권 장외거래소 사업자 예비인가 심사 결과가 지연돼서다.

지난 15일 토큰증권 관련 법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어 제도적 기반은 마련됐지만 실제 시장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유통 플랫폼 구축이 필수적이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NYSE가 24시간 거래 체계를 구축하고 싱가포르·일본의 주요 금융기관들이 디지털 거래소를 운영하는 상황에서 국내도 이에 상응하는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특정 기업의 성공 문제가 아니라 한국이 아시아 디지털 금융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느냐를 결정짓는 국가적 과제"라고 속도전의 중요성을 짚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최근 "전통적 IPO(기업공개) 시장 대신 토큰화 주식이 거래소 구조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진단하며 "가상자산 기반 ETF(상장지수펀드)·조각투자 등을 준비해 궁극적으로 주식 토큰화 시대에 대응하는 디지털 거래시장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